[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기세와 忍耐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9. 8. 03:02
16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九단 / 黑 리쉬안하오 九단 흑>
白 신진서 九단 / 黑 리쉬안하오 九단 흑>
<제3보>(29~38)=신진서가 세계 바둑 ‘지존’으로 자리 잡은 것은 불과 3년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무엇이 원석(原石)이던 그를 다이아몬드로 다듬어냈을까. 고질적 경솔함으로부터의 탈출, 그리고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포석 능력 향상 등 두 가지가 꼽힌다. 날개를 달고 완전체가 된 신진서가 천하를 날고 있다.
백이 △로 뻗은 장면. 29는 두 말이 필요 없는 급소지만 참고 1도 1 역시 엄청난 ‘현찰’이었다. 백 2엔 3으로 굴복해 준다. 이하 22까지 예상되는 변화 중 하나. 34는 너무 서둔 수로 일단 36 자리에 이어야 했다. 흑이 하변서 살면 백도 우변 흑진을 깬다.
35~37의 수순 속에도 천하 고수들의 고심과 계산, 기세와 인내가 두루 배어있다. 35로 36에 끊는 것은 참고 2도 4까지가 외길인데 다음 흑 A의 축이 성립하지 않는다. 37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천하 요소. 백이 38의 특공대를 투입하면서 본격 중반전에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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