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테크업계 “EU식 규제 도입땐 혁신 위축 우려”

지민구 기자 2023. 9.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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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글로벌 빅테크(대형 첨단기술 기업) 6곳과 서비스 22개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해 국내 테크 업계도 국내외 규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와 규제 당국에서 EU의 사례를 참고해 테크 기업을 사전 규제하는 형태로 입법을 추진하면 빅테크와 경쟁하는 국내 업체들의 사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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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고강도 빅테크 규제법에 촉각
시민단체들은 정기국회 입법 요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글로벌 빅테크(대형 첨단기술 기업) 6곳과 서비스 22개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해 국내 테크 업계도 국내외 규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와 규제 당국에서 EU의 사례를 참고해 테크 기업을 사전 규제하는 형태로 입법을 추진하면 빅테크와 경쟁하는 국내 업체들의 사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7일 “현재 EU에서 시행을 준비하고 있고 이를 참고해 국내에서 논의 중인 사전 규제는 플랫폼의 혁신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테크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EU 집행위의 규제는 디지털시장법(DMA)이다. 빅테크가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등의 플랫폼에서 다른 서비스를 차별하고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하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다

EU 집행위가 지정한 규제 대상 기업(게이트키퍼)이 다른 서비스에 대한 차별 금지 의무 등을 반복적으로 어기면 연 매출 20%까지 과징금으로 낼 수도 있다. 규제 대상 기업으로는 알파벳(구글), 아마존, 애플, 바이트댄스(틱톡),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확정됐다. 게이트키퍼 기업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제기됐던 삼성전자는 최종 규제 대상에선 빠졌다. DMA는 6개월 뒤인 내년 3월 시행될 예정이다.

국내에선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논의가 이뤄진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이 테크 기업의 금지 행위와 가능한 사업을 사전에 규정한다는 점에서 EU의 DMA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 등은 “해외 빅테크에 영향력을 뺏긴 EU와 국내 테크 기업이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디지털 시장은 완전히 다르다”며 사전 규제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온라인 플랫폼 규제 동향 국제 세미나’에서도 EU식 규제 방안을 도입하는 것과 관련한 우려가 제기됐다. 티볼트 슈레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 교수는 “EU의 DMA식 사전 규제는 시장의 혁신을 억제한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서비스에도 대응할 수 없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시민단체 등은 테크 기업의 시장 독점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자율 규제를 넘어 입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5일 올해 정기국회 필수 과제로 온플법 입법을 첫 번째로 꼽았다. 참여연대는 “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 지위 남용과 불공정 행위를 사후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처분만으로 규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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