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8일째… 비명 “자해적 투쟁” vs 친명 “국민들 이해”

김은지 기자 2023. 9. 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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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단식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비명계인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7일 KBS 라디오에서 "정치 검찰의 무리함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하고자 하는 행위가 국민에게 '기승전 방탄'으로 느껴진다"며 "단식을 풀고 이 대표 스스로 결단을 해주는 게 좋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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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계속 여부 놓고 당내 갈등
“출구전략 불투명” 우려 목소리
野의원 “쓰레기” 막말에… 태영호, 이재명 찾아 항의하다 쫓겨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왼쪽 검은 상의)이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 중인 서울 국회 앞 천막을 찾아 항의하고 있다. 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을 향해 “쓰레기” “빨갱이”라고 했다며 이를 문제 삼았다. 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 끝에 3분 만에 천막에서 쫓겨났다. 이 대표는 이후 혼잣말로 “엄청 억울했나 보네”라고 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단식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를 향해 “자해적 투쟁”이라며 당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국민들이 단식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며 이 대표를 엄호했다.

비명계인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7일 KBS 라디오에서 “정치 검찰의 무리함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하고자 하는 행위가 국민에게 ‘기승전 방탄’으로 느껴진다”며 “단식을 풀고 이 대표 스스로 결단을 해주는 게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단식 중단과 사퇴를 압박한 것. 이 의원은 이 대표의 “국리민복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야 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탄핵해야 한다는 것을 갑자기 던지니까 뜬금없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의원도 같은 날 BBS 라디오에서 “(단식의 명분이) 불명확해 단식의 의미를 퇴색시키거나 의미가 부각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친명계 진성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국민이)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맞서서 야당의 대표가 (단식으로) 저항하는 데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당 상임고문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단식 투쟁은 이재명 사전에 없던 진짜 좋은 카드”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과 폭정에 야당 대표가 맞설 수 있는 것은 단식밖에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단식 8일째에도 공개 일정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엔 농성장을 찾은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김은경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 오후엔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민주당 고문단을 만났다. 이 대표는 오후에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과 당이 주최한 촛불문화제에도 참여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만나선 “체온이 떨어져서 소화가 잘 안 되고 물도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부터 천막에서 이불을 덮고 누워 지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의 몸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단식 출구전략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진 의원은 “출구가 마땅치 않은 단식 투쟁이기 때문에 저러다가 완전히 건강이 상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체력에 부쳐 쫓겨나듯 끝이 나선 안 되고 단식을 관둘 명분을 세워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웰빙 단식이 거의 끝나 가는 것 같다”며 날을 세웠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다음 패는 ‘입원’이고 그다음 패는 ‘휠체어 출석’”이라며 “‘막판 시간 끌기’와 체포동의안 부결을 향한 동정표 쥐어짜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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