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586 사상혁신의 출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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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광복절에 '민주화운동동지회'(동지회)가 출범했다.
이번 동지회 출범은 그동안 586을 지배한 사상에 대한 혁신 없이 '운동권 청소론'을 제기해 결국 보수정치권에 흡수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동지회는 여야 586이 반공주의와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민주공화국의 정신처럼 자유공화주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사상혁신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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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광복절에 '민주화운동동지회'(동지회)가 출범했다. 동지회 대표는 1985년 서울대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 미국 문화원 점거농성을 주도했고 현재 전북 군산에서 '네모선장'이라는 횟집을 운영하는 함운경씨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민주화운동은 1987년 체제 도입으로 그 역할을 마쳤지만 일부 운동권은 3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민주화 상징을 독점하며 진영논리로 나라를 분열시킨다"며 "운동권이 만든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는 취지로 모였다"고 밝혔다.
이번 동지회 출범은 그동안 586을 지배한 사상에 대한 혁신 없이 '운동권 청소론'을 제기해 결국 보수정치권에 흡수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동지회는 이런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여야 586의 사상을 혁신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지회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위선과 불공정을 옹호한 586의 내로남불 행태가 나온 본질을 규명하고 이것을 혁신할 사상으로 '공화주의 재무장론'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조국과 586이 공유하는 '선악의 이분법적 사유구조'는 내로남불이라는 반민주적 규범으로 드러나 2030세대로부터 불공정의 주범으로 비판받았다. 특히 조 전장관이 죽창선동을 한 배경에는 위정척사론과 소중화론 같은 선악의 이분법이 있었던 만큼 그 원인진단으로 볼 때 586의 사상혁신은 어디에서 출발해야 할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586을 영입하면서 주문한 '서생적 문제의식을 갖되 상인의 현실감각을 배우라'는 경구를 외면한 것이 586 사상의 한계로 진단된다. 그들은 상인적 현실감각을 배우기 위한 민생과의 결합을 멀리한 채 시민들을 계몽과 선동의 대상으로 보는 '조선 사대부식 유교습속'에 빠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유교습속을 혁신할 사상은 무엇일까.
상인들의 현실감각이 '공정'과 '상식'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도덕감정론'을 쓴 애덤 스미스의 사상이 대안으로 적절하다. 스미스가 강조한 '동감'(sympathy)과 '도덕감정'에 기초한 '공정한 관찰자'(impartial spectator)는 2030세대의 공정과 통한다. 스미스는 도덕감정과 공정한 관찰자가 부정의한 국가주의와 탐욕적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건전한 시장경제와 자생적인 민주질서를 만든다고 봤다.
스미스는 사적 이기주의를 넘어서는 자기극복의 초월성을 신과 같은 절대자나 절대이성이 아닌 타인과의 교류과정인 사회경험 그리고 동료와의 공감에서 찾았다. 스미스의 사상은 '자유공화주의'로 보는 게 적절하다. 하지만 도덕감정을 거부한 임마누엘 칸트는 동양의 주자학이 리(理)의 법칙으로 무장한 초월적 존재자인 성인군자를 설정한 것처럼 도덕과 정의와 법은 이성에서 나온다고 봤기에 계몽을 강조했다.
칸트와 달리 스미스는 도덕과 정의와 법을 이성이 아닌 공감의 감정에서 찾았다. 여야 586의 한계를 넘는 데는 도덕감정론과 자유공화주의가 효과적이다. 동지회는 여야 586이 반공주의와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민주공화국의 정신처럼 자유공화주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사상혁신에 나서길 바란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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