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열화우라늄탄 약속 받은 우크라, 기존 지원 받은 집속탄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남부 전선서 집속탄 효과 발휘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 숲 한 무덤 근처에 금지무기인 집속탄이 탑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로켓 파편이 박혀있다. 2022.03.23/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우크라이나가 지난 7월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집속탄이 전장에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미국 관리 3명을 인용해 집속탄이 러시아군에 맞서 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얻은 기세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155mm 포탄 재고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속탄이 매우 효율적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NYT는 지난 8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우로자인 마을에서 후퇴하면서 집속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포격을 받은 영상을 그 근거로 들었다.

우로자인 전투에 참전했던 한 우크라이나 병사는 집속탄이 매우 효율적이며 군 사기 진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우크라이나 병사는 집속탄이 주로 적 보병이 엄폐물 없이 노출된 상황에 있을 때 사용되고 있지만, 반격을 지연시키고 있는 요인인 참호와 벙커 등에 대해선 거의 효과가 없다고 신중한 의견을 내비쳤다.

영국 민간 군사정보 자문 업체 제인스(Janes) 소속 분석가인 지안 루카 카포빈과 알렉산더 스트로넬은 지난 8월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와 자포리자 지역에서 집속탄을 사용한 것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결정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탄약 비축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의 공급을 보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 중 하나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수백 발의 집속탄을 포함해 매일 약 8000발에 달하는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 방어전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튀르키예의 경제외교정책연구센터의 국방 연구 책임자인 칸 카사포글루는 실제로 "집속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집속탄이 "마술 지팡이"가 아니라며 이 무기만으로는 전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러 종류의 포와 함께 집속탄을 사용해야 러시아 방어 진지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메리 웨어햄은 "우크라이나가 집속탄의 군사적 효용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며 "그러나 결국 이러한 무기는 사용 당시와 수십 년 후 민간인에게 가해지는 피해 때문에 금지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지적에도 우크라이나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공평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싶다"며 "러시아는 우리 영토에 집속탄을 지속해 사용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집속탄은 폭탄 안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대량 살상무기다. 집속탄은 목표물만 타격하지 않고, 폭탄이 해당 지역에 분산돼 장갑차 뿐만 아니라 벙커 까지 폭파할 위력을 갖추고 있다.

집속탄은 반인도주의적이라는 이유에서 120여개국이 사용을 금지했지만 미국과 우크라이나 그리고 러시아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포함돼 있지 않다.

러시아는 실제로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며 집속탄을 여러번 사용해왔으며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집속탄 제공을 요청했다. 미국은 이를 거절해 왔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 등을 고려해 지원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 민간인 피해를 이유로 집속탄 지원 반대 입장을 밝히자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을 러시아 영토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