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가톨릭교회, 나치 점령기에 유대인 3천200명 숨겨줬다

신창용 2023. 9. 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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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성서연구소·이스라엘 야드바솀 홀로코스트 연구소 공동 발표
2차 대전 기간에 재위했던 교황 비오 12세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가톨릭교회가 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 있던 유대인 3천200여명을 나치 독일군으로부터 숨겨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교황청 성서연구소의 기록 보관소에서 발견된 문서를 통해 입증됐다고 안사(ANSA)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문서에는 로마의 가톨릭 수녀원 100곳과 수도원 55곳에 피신한 4천300여명의 명단이 적혀 있다.

로마 유대인 공동체 기록 보관소에 보관된 문서와 대조한 결과 이중 약 3천200명이 유대인으로 확인됐다.

교황청 성서연구소, 이스라엘 야드 바솀 홀로코스트 연구소는 이날 로마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두 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이 문서는 이탈리아 가톨릭교회의 유대인 구출 역사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후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기재된 유대인들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1943년 9월 10일부터 연합군에 해방된 1944년 6월 4일까지 9개월 동안 나치 독일군에 점령당했다.

당시 로마에는 1만∼1만5천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었고, 이 중 2천명이 학살당했다.

교황청은 이번 연구 결과가 교황 비오 12세의 행적에 대한 재평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2차 대전 기간에 재위했던 비오 12세는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만행에 침묵했으며, 희생자들을 구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반해 교황청은 비오 12세가 유대인이 더 큰 곤경에 처할 것을 우려해 조용히 조력했으며 유대인을 성당과 수녀원 등에 숨겨줄 것을 독려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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