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주목 이 선수] ‘와일드카드+주장’ 백승호, “큰 책임감과 함께 금메달 딸 것”
백승호, "나라 대표하는 만큼 좋은 모습 보일 것"
최근 아시안게임을 연속 제패한 한국이지만 한동안 정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1970년과 1978년 각각 미얀마(당시 버마), 북한과 공동 우승을 차지한 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선 단독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직후 열렸던 부산 대회에서도 이영표(46), 이운재(50), 이동국(44) 등이 나섰으나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선 노메달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한국이 금메달을 되찾은 건 28년이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시 故 이광종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7경기 전승 무실점으로 화려한 정상 복귀를 알렸다. 특히 북한과의 결승전에선 연장 종료 직전 임창우(31·제주유나이티드)의 짜릿한 결승 골로 끊겼던 금맥을 캐냈다.
한국은 어렵게 찾은 정상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연패에 성공했다.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 황의조(31·노리치 시티), 조현우(32·울산현대)로 이어지는 화려한 와일드카드(규정 연령 초과 선수)에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황희찬(27·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이승우(25·수원FC) 등을 앞세워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연패로 인해 금메달이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나 28년간 침묵했던 걸 떠올리면 만만치 않은 무대다. 초호화 선수단을 자랑했던 지난 대회 8강에서도 우즈베키스탄과 연장 혈투를 치렀다.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리스트 임창우 역시 “아시안게임은 다른 특성이 있는 대회”라며 “돌아보면 매번 고비가 있었고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슬기롭게 이겨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23세 이하라는 연령 제한이 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로 1년 밀리게 되면서 규정 연령도 한 살 높아진 24세 이하가 됐다. 황선홍(55)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 홍현석(24·KAA 헨트) 등 해외파에 엄원상(24·울산), 송민규(24·전북) 등 K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가 나선다. 와일드카드로는 백승호, 박진섭(28·전북), 설영우(25·울산)가 낙점됐다.
이중 백승호는 주장으로 선임되며 대회 3연패 선봉에 선다. 백승호는 “와일드카드로 합류하게 돼 정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선수들과 빨리 친해지고 발맞추고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백승호는 동기부여를 통해 목표에 다가서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해당 연령에 속했던 지난 2018년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백승호는 “지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게 매우 아쉬워서 그런 점에서 동기부여가 더 생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기부여는 병역 혜택.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백승호는 지로나FC(스페인), SV 다름슈타트 98(독일) 등을 거쳐 2021년 국내 무대로 왔다. 유럽 무대 재도전 의지가 충만한 만큼 병역 혜택은 중요한 요소다.
백승호에 앞서 와일드카드 겸 주장으로 활약했던 손흥민도 병역 혜택을 통해 커리어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손흥민이 지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FIFA 푸슈카시상을 받았던 번리전 70m 골은 없었을지 모른다.
백승호는 병역 혜택에 대해 “동기부여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 “지난 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들도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병역 혜택만 생각하기보단 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바레인, 태국, 쿠웨이트와 함께 E조에 속했다. 한국은 19일 쿠웨이트전을 시작으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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