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떠나고 시장 축소되는데…명품 골프웨어 쏟아지는 이유

우지수 2023. 9. 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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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명품 골프웨어에 집중…고가 브랜드 매출 늘고 중저가 줄었다

골프웨어 시장에도 명품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고가 골프웨어 브랜드에서 매출 상승, 중저가 브랜드는 역성장하는 추세다. /더팩트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지난 3년간 가파랐던 골프웨어 시장 성장세가 올해는 주춤하는 분위기다. 팬데믹 기간 동안 골프에 입문한 MZ세대가 불경기 등을 이유로 골프 인구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소비층이 떠난 후 구매력 있는 골프 소비자가 남은 시장에선 비싼 골프웨어에 수요가 몰린다. 유통업계는 고급 브랜드를 잇따라 국내에 들이며 고가 골프웨어 시장을 노리고 있다.

8일 <더팩트> 취재 결과, 골프웨어 시장에 명품 브랜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대체로 가격대가 높은 골프웨어 브랜드가 매출 성장세를 보였고 중저가 브랜드는 역성장하는 추세다. 업계는 시장 분위기를 감지해 해외 고가 브랜드를 국내에 들이거나 기존 명품 골프웨어 확대에 집중한다. 골프 인구가 줄면서 골프웨어 시장도 축소됐지만 고가 브랜드들은 매출을 지킬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세대를 막론하고 골프가 인기를 끌며 덩달아 골프웨어 시장도 유례없는 성장을 이뤘다. 인기 있는 골프웨어 브랜드는 곧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백화점과 쇼핑몰에는 골프웨어만을 따로 모아 판매하는 공간을 만들어 골프 인구의 관심을 끌었다.

골프웨어 말본, 포트메인 등을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 하이라이트브랜즈는 팬데믹 골프 열풍 덕을 톡톡히 봤다. 2021년에는 매출액 590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346%만큼 올랐고 2022년에는 매출액 1721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 3배 가까이 매출을 끌어올렸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도 '지포어', '왁' 등 골프웨어 브랜드가 선전하면서 팬데믹 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150여 개까지 늘어났다. 이 중 60여 개가 2021년 론칭했을 정도로 골프 시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주요 백화점 골프웨어 매출액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이 반토막 난 매장이 나오는 등 실적 경고등이 켜졌다. 올 상반기에는 상위 10개 브랜드 중 7곳이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을 뛰어넘지 못한 걸로 나타났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골프웨어 매출 성장률은 백화점 3사 평균 2021년엔 52.2%, 2022년에는 43.1%만큼 증가했다. 업계는 이 열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1~7월 3사 평균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만큼 올라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유입된 젊은 세대 골프 소비자들이 골프 시장에서 이탈하면서 매출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여전히 잘 팔리는 골프웨어 브랜드도 있다. 우후죽순 생겨났던 골프웨어 중에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가 걸러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체들은 시장 수요에 맞춰 해외 고가 골프웨어 브랜드를 국내로 들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시장 전반 성장세가 꺾인 것에 비해 비교적 비싼 가격대의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는 여전히 매출이 늘고 있다. 크리스에프엔씨의 '세인트앤드류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9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1% 늘었다. 세인트앤드류스는 여성 반팔 니트 가격 49만8000원, 남성 긴팔 티셔츠 39만8000원 등 가격대가 형성돼 골프계 '샤넬'로 불린다.

럭셔리 골프웨어를 표방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필립플레인'도 지난달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4% 늘었다. 한섬의 '랑방블랑'도 매장을 9개 늘리면서 111.5% 증가한 8월 매출을 기록했다. 코오롱FnC의 지포어는 여전히 백화점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저가 골프웨어 브랜드의 매출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여성 반팔 니트 17만 원, 남성 긴팔 티셔츠 17만 원 대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올 상반기 매출액 23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1% 감소했다.' 캘빈클라인 골프'는 오프라인 판매를 종료하고 온라인에서만 일부 상품을 판매하고 박인비 선수가 착용해 화제를 모았던 '스릭슨 골프웨어' 역시 지난해 국내 영업을 종료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유통업계는 골프웨어 전략을 고가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LF는 수입 골프웨어 브랜드를 처음으로 론칭한다. 기존 전개하던 브랜드보다 가격대가 높은 미국 랜덤골프클럽과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9월부터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베스트원SHC는 세계 3대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 골프 라인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골프웨어 매출 성장세가 뚜렷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코오롱FnC, 한섬 등은 기존에 전개하는 브랜드를 하반기에 확대 전개할 예정이다.

비싼 골프웨어를 선호하는 현상은 '골프 소비자 집단 문화'와 '브랜드 옥석 가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최근 골프 소비자들 사이에서 소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일부 집단에선 일정 가격대 이상 골프웨어가 아니면 같이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행태도 보인다"며 "대기업들이 중저가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해서 시장 소비 문제 해결에 앞장서면 좋을 텐데 비싼 브랜드만 들이는 점은 아쉽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도 품질 좋은 옥석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를 구분했을 것"이라며 "소비자 수요에 맞게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중저가 브랜드를 원하는 고객도 있는 만큼 이 부분에 집중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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