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윤종규' 향해 달린 여정…KB금융, 허인·양종희·김병호 승자는 누구
허인‧양종희‧김병호 3파전…내부 인사에 무게
은행장 지낸 허인·재무통 양종희 '박빙' 예고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최종 후보가 오늘(8일) 공개된다. 내부출신인 허인,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과 외부 인사인 김병호 베트남 호치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으로 후보가 압축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변수가 없는 한 내부 출신이 차기 수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투표를 통해 차기 KB금융 회장에 오를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해 발표한다. 투표에 앞서 양종희·허인 KB금융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을 대상으로 인터뷰 등을 통한 심층 평가가 이뤄진다.
앞서 KB금융은 지난달 29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 6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2차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했다. 이 중 내부 출신 후보 4명 중 허인 부회장과 양종희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고, 외부 인사로는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세 후보는 모두 1961년생 동갑으로 서울대 동문이다. 이들은 금융권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경력자들이다.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른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전주고,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2019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지주 보험부문장, 2016년부터 2020년 12월까지 KB손해보험 대표, 2021년 1월부터 현재 KB금융 부회장이 주요 이력이다. '재무통'으로 불리는 양 부회장은 KB금융의 비은행 강화를 통한 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데 높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종규 회장이 3연임을 확정한 후 부회장직을 부활할 때 가장 먼저 부회장으로 꼽은 인물이다.
같은 내부 출신인 허인 KB금융 부회장은 경남 진추 출신으로 대구고, 서울대 법학과, 동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2016년부터 2017년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 2017년 11월부터 2021년 12월 KB금융 기타비상무이사와 국민은행 은행장을 겸했다.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KB금융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허인 부회장은 부회장 3인 중 유일하게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에서 행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KB국민은행장으로 지낸 허 부회장은 KB국민은행 설립 이래 최초 3연임에 성공한 은행장이다. 허 부회장은 기업금융 부문 영업 전문가다. 국민은행의 수익성을 크게 높인 것과 함께 조직 장악력 등을 인정받고 디지털 부문에서 국민은행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일한 외부 출신인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은 명지고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UC버클리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마쳤다. 미국 연방시카고은행에서 경력을 시작하다 지난 1987년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1991년 한국투자금융이 하나은행으로 전환된 이후 뉴욕지점장, 하나금융지주 설립기획단 팀장, 하나금융지주 재무담당 부사장, 총괄부행장, 2015년 하나은행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베트남 HD은행 회장을 맡고 있다. 김병호 회장은 국제·재무·전략통으로 평가된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작업 당시 조직 정비를 성공적으로 마친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20년 KB금융 회추위 당시에도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다.
금융권에서는 내부 후보인 양종희 부회장과 허인 부회장이 김병호 회장보다 한발 앞서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KB금융 부회장이라는 직위가 갖는 상징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병호 회장이 관료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김병호 회장은 2020년 KB금융 회장 선임 당시에도 쇼트리스트에 오른 유일한 외부 후보자였고,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CEO 교체 시기마다 유력 후보로 자주 거론된 것은 전문성과 연륜, 노하우를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9년 만에 새로운 회장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KB금융그룹 내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할 후보를 골라야 한다면 수년간 안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한 내부출신에게 눈길이 먼저 가는 것은 사실일 것"이라며 "후보 중 누가 결정되어도 이번 회장 선임 과정처럼 잡음이 없고 선진적인 절차를 진행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지배 구조상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차기 회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추위를 통해 결정되는 최종 후보자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면 내달 1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11월 20일에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된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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