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끝내나'…이재명 단식 출구? 검찰 출석 분수령
검찰 출석 앞두고 단식 이어가는 이재명
與 "수산물 먹고 가" 조롱도 野 "사법리스크 대응에 단식 평가 달라질 것"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이 9일 차에 접어들면서 이 대표 출구 전략을 두고 당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단식 명분이 약하다는 비판과 함께 이 대표 요구가 막연해 단식을 끝낼 수 있는 마땅한 출구가 없다는 지적에서다. 오는 9일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전후로 단식 투쟁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취임 일 년과 동시에 시작된 이 대표 단식 출구 전략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우려 섞인 해석이 분분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국정 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이를 바라보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동조단식’ 등으로 힘을 실지만, 현재로서는 정부·여당이 먼저 이 대표에게 손을 건네는 방법 외에는 건강 등의 이유로 단식을 중단하는 수밖에 없어서다. 한 비명계 의원은 "단식한 지 좀 됐는데 병원에 가는 걸로 단식을 그만해야 한다"라며 "9일 토요일에 검찰 출석했다가 바로 병원으로 가는 게 제일 좋은 방안일 것 같은데, 검찰 입장에서도 밥을 주면 주는 대로, 안 주면 안 주는 대로 얘기 나올 수 있다"라며 "여러 경험을 하게 해주는 당 대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당이 나설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명분·뜬금·원칙이 없는 3무(無) 단식’이라는 비판이 계속되는 데다,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실상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단식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이 대표 만남에 선을 그었다. 같은 당 안병길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민망해 말고, 국민의힘 수산물 판촉 행사에 들러서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우리 고등어와 전복을 드시길 바란다"라고 사실상 조롱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가 대한민국 단식 역사의 새 장을 연 것 같다"면서 "이렇게 조롱이 되는 단식은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은 역대 야당 대표들의 단식에 비해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광주민주화운동 3주기를 맞아 정치범 석방·정치활동 규제 폐지 등을 요구해 민주화 진영을 뭉치게 했고,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는 지방자치제 부활을 위해 단식에 돌입했다. 지난 2014년 9일간 단식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단식 한 달 만에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켰으며,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2018년 9박 10일간 단식을 통해 드루킹 특검을 끌어냈다.
오히려 이 대표 단식에는 당 결집 등 또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되는 가운데, 단식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수단이란 것이다. 따라 9~10월 체포동의안 표결 등 사법리스크 정국 내 이 대표 행보에 따라 단식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민주당 초선의원은 "이 대표 단식에 따른 평가는 단식이 마무리된 후에 평가가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빠져나가느냐에 따라 평가가 완전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단식 후 체포동의안 표결 등에 따른 과정에서 평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김수민 평론가는 "이 대표의 요구 사항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이 대표 본인의 검찰 소환 조사가 임박한 상황이라 사법 리스크에 대비해 단식하는 것이라는 비판이나 평가에 대해서는 자유롭지 못하다"라며 "당을 결집시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후 검찰 조사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조사 전에 단식을 끝낼 수도 있겠다"라고 말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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