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나에게 이런 큰 돈을 준건 네가 처음이야, 고마워 이강인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마요르카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돈을 펑펑 썼다.
마요르카는 빅클럽도 아니고 재정적으로 단단한 팀도 아니다. 그래서 마음껏 돈을 써본 경험이 없다. 그런데 이번 여름은 달랐다.
물론 1억 유로(1430억원)를 밥먹듯이 쓰는 빅클럽과 비교해 한없이 모자란 돈이었고, 부족한 이적료였지만, 이번 여름 마요르카는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이적료를 썼다. 그야말로 펑펑 쓴 것이다.
마요르카가 쓴 돈은 총 2430만 유로(347억원)다. 빅클럽에서 한 선수 영입하는데 쓰는 비용보다 적다고 무시하지 마라. 그들 입장에서는 손이 벌벌 떨릴 만큼 큰 돈이다. 마요르카 구단 현실에서 많은 돈이고, 앞서 언급했든 마요르카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쓴 여름 이적시장이었다.
가장 많은 이적료를 지출한 선수는 에스파뇰에서 영입한 세르지 다르데. 그에게 800만 유로(114억원)를 썼다. 그리고 다르데와 함께 5명을 더해 총 6명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마요르카 역사상 가장 호화로운 이적시장이었다.
이렇게 마요르카가 펑펑 돈을 쓸 수 있었던 이유, 한 선수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이강인.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6골6도움을 기록하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정상급 선수로 등극했다. 이런 이강인을 유럽 빅클럽은 가만 두지 않았고, 많은 이적설 끝에 프랑스 '거함' 파리 생제르맹(PSG)가 이강인을 데려갔다. 이적료는 2200만 유로(314억원).
마요르카는 엄청나게 남는 장사를 했다. 2021년 마요르카는 발렌시아에서 방출된 이강인을 '공짜'로 영입하는 행운을 누렸다. 2년 후 314억원에 팔았다. 진정한 장사꾼이다.
이강인의 몸값 314억원은 마요르카 역사상 이적료 2위의 대기록이다. 1위는 2004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사무엘 에투가 기록한 2700만 유로(386억원)다. 그런데 마요르카는 에투를 영입하는데 돈이 들었다. 440만 파운드(73억원)가. 따라서 이적료 수익 역대 1위는 이강인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마요르카 입장에서 이강인이 얼마나 고맙겠는가. 얼마나 예쁘겠는가.
이강인 덕분에 구단 역대 이적료 1위 이익을 거뒀고, 구단 역대 가장 많은 돈을 이적료로 펑펑 썼다. 이강인의 가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 마요르카는 이강인에게 절을 해도 모자란 상황이다.
마요르카 역시 고마움을 알고 있다. 파블로 오르텔스 마요르카 스포츠 디렉터는 여름 이적시장을 마감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이런 발언을 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했습니다. 구축한 스쿼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잘 됐습니다.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경쟁력 있는 팀이 됐고, 겸손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이강인을 매각한 덕분입니다. 이렇게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이강인 이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강인은 클럽 역사상 가장 큰 규모 이적 중 하나였고, 이 돈으로 우리는 클럽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강인 이적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이강인, 파블로 오르텔스 마요르카 스포츠 디렉터.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P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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