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北 핵 단념을 위한 韓 접근법과 국제공조
해외선 공조체계 구축 확대
군사·외교 종합적 대응 통해
北 핵 개발·위협 이익 줄여야
윤석열정부는 북한 비핵화 추진과 한반도 평화 달성을 위해 ‘3D’ 접근법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6월 발간된 국가안보전략서에 명시된 대북 ‘3D’ 접근법은 억제(deterrence)와 단념(dissuasion), 대화(dialogue)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따른 도발이 빈번해지는 추이에 대응하며 장기적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목표를 상정하고 있다.
한편 외교안보전략 차원에서도 다양한 조치를 구체화하며 유연하게 단념 조치들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단념 조치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및 위협을 통해 얻을 이익을 최소화하고, 반대로 그 비용은 높이는 요소로 구성된다. 앞서 언급한 확장억제와 한국형 3축체계 구축, 대북 경제제재 확대, 외교적 고립, 인권 문제 제기 등은 비용을 높이는 측에 속한다. 그렇다면 북한이 얻을 이익은 무엇일까? 정권 유지, 한반도 내외 군사적 주도권 확보, 무기 및 기술 수출, 미국의 대북 관심도 제고, 남한 내 대북 인식 분열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국방군사 분야의 단념조치도 중요하지만, 이는 군사적 억제와 위기관리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그 중간 지점에 존재하는 다양한 북한의 ‘그레이존’ 위협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 실제로 북한은 가상화폐 탈취 및 사이버 공격, 불법 환적 및 제3세계 무기 수출 등의 불법 활동을 확대해왔는데, 이를 군사적 도발, 그리고 공세적인 대남 레토릭과 조응시키며 행동 반경을 넓혀왔다. 이러한 행동에 대한 대응 조치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국제적 공조체계 구축도 중요할 것이다. 최근 한·미·일 협력체계 구축과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및 AP4 회원국과의 협력 확대, 아세안 및 한·일·중 협력 재개 시도 등은 분명 한국의 글로벌중추국가 비전의 기반이기도 하지만, 대북 공조체계 마련에도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또한 국제공조 차원에서 유사시 불필요한 제3국의 한반도 개입 예방과 증원에 대한 협의, 관련 정보 공유에 관한 사항을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국내적으로도 북한 문제 정치화와 양극화를 해소할 소통의 장이 지속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예들이 바로 외교안보 분야의 단념 조치, 특히 북한 핵·미사일 개발 및 위협의 이익을 낮추는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단념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합리성의 공유 여부이다. 한국이 제시하는 단념전략은 분명 한국의 합리성, 그리고 그 합리성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북한의 세계관과 의사결정 과정이 과연 ‘합리적’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단념 전략을 조정하며 수행해야 할 것이다.
정구연 강원대 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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