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라고 멍석 깐 수준”…역대급 엔저에 웃는 이 종목

역대급 엔저, 경기엔 긍정효과
관광객 증가로 호텔수요 늘어
일학개미도 투자바구니 담아

일본 리츠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크게 낮아진데다 해외 관광객 증가로 관련 리츠 상품이 유망하다는 증권가 추천도 나오고 있다.

7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일본 리츠 지수는 올해 들어 주요국 대비 높은 주가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 1일까지 일본 리츠 지수의 주가 수익률은 3.3%로 미국(1.9%), 호주(1.8%), 영국(-5.4%), 싱가포르(1.3%), 홍콩(-26.7%)에 비해 높았다.

배당수익률이나 순자산대비 가치는 눈에 띄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일본 리츠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 의견이 나오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역사적으로 낮아진 엔화 가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올해초 131엔에서 최근 147엔으로 12% 가량 낮아졌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 축소 등을 거듭하며 긴축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다르게 일본은 아직 양적 완화 정책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화나 위안화 약세가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주는 것과 다르게,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엔저가 일본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화 약세 현상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일본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일본 경제는 예상보다 강한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글로벌 리츠 시장에 리스크가 올라가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일본은 상황이 그와 다르다는 점도 일본 리츠의 차별화 포인트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부동산 위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성이 기대되는 일본 리츠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오피스 공실률은 여타 국가 대비 낮아 견고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으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 허용에 따른 일본 인바운드 관광 회복 기대감 속 호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고강도 긴축 압력에도 유지되고 있는 일본 중앙은행의 완화적 정책기조와 이에 따른 엔저 현상 심화로 기대 수익률이 높아지며 해외 투자자 자금 유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이처럼 관광 수요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일본 리츠 상품들이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치고 호텔 리츠’다. 이 리츠는 회계연도 2023년에 28억엔의 매출액과 13억엔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 대비 각각 27%, 44% 증가했다. 지코쿠·시코쿠(24%), 교토·오사카(16%)를 중심으로 일본 전 지역에서 25곳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 호텔·리조트 부문 대표 리츠 중 가장 높은 배당수익률(4.4%)를 갖추고 있는 만큼 일본 내 안정적인 배당 투자처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특히 일본의 경우 9월 중추절·국경절 연휴를 앞둔 가운데 해외 단체 관광객을 허용한 중국의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 수의 극적인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치고 호텔 리츠는 고정 임대료 비중이 높으며 변동 임대료에서도 최소 임대료를 보증하는 안정적인 계약 비중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제시됐다.

국내 일본 주식 투자자들의 일본 리츠에 대한 관심도도 올라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일본 주식 투자자들은 지난달 7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일본부동산투자’ 리츠를 41만9319달러 순매수해 32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이 상품이 순위권에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순매수 강도가 커진 셈이다.

해당 리츠는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을 주로 보유하고 있지만 도쿄 핵심지 등 주요 도시에 자산이 집중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편입 자산으로는 키타노마루 스퀘어, 시오도메 빌딩, 아카사카공원빌딩, 미츠비시 UFJ 신탁 및 은행 빌딩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