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급 회담…尹 "북핵 문제 책임있는 역할" 당부

리창 중국 총리와 50여분 간 회담…"가까운 이웃처럼"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한중 회담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북한 핵 문제 역할론을 강조했다. /뉴시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북한의 핵 개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양국 관계를 발전해 나가자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리 총리와 회담을 갖고 50여 분간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만남 이후 10개월 만의 한중 정상급 만남이다. 대통령실은 "국제무대에 처음 참석하게 된 총리 측에서 교류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았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양국이 흔쾌히 만나기로 해서 신속하게 추진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북핵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일 협력 체계는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 달라. 북한이 한중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협력하자"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이러한 안보리 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하며 그러한 결의안을 채택한 당사자인 안보리 상임 이사국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자회의는 물론 양자 회담에서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압박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양국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중은 공히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질서를 지지하고 있는 만큼 그 전제가 되는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협력하자"고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다자간 합의된, 관행으로 굳어진 규칙들을 잘 지켜가며 양자관계를 관리하면 한중 양국 차원에서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또한 양국 문제를 향후 긴밀한 소통을 통해 풀어갈 것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고위급에서 좀 더 활발한 한중 교류가 이어지길 희망한다"면서 "의장국으로서 추진하는 한일중 정상회의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한국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김 1차장은 전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도 전적으로 호응했다고 한다.

리 총리는 또한 시 주석의 따뜻한 안부를 전하면서 "한국과 중국이 가까운 이웃같이 협력한다면 훨씬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김 1차장은 전했다.

아울러 "선린우호(善鄰友好, '이웃과 사이좋게 지낸다'는 뜻) 원칙을 견지하면서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자"면서 "그 가운데 공동 이익을 증진해 나가며 상호 관심사를 배려해 나가면서 서로의 원숙한 신뢰 관계를 돈독히 하자"고 했다고 김 1차장은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핵 문제 역할론에 대한 중국 측 반응에 대해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처리 과정에서 중국과 어떤 역할을 도모하고 싶은지 우리의 생각을 내비쳐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라며 "상대방이 돌아가서 검토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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