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 수입 中비중 90% … 공급처 다변화 못해 비상

송광섭 기자(opess122@mk.co.kr), 서진우 기자(jwsuh@mk.co.kr), 손일선 특파원(isson@mk.co.kr) 2023. 9. 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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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요소수 사태 공포
인도 등 중국산 수입 확대에
자국 가격 급등하자 제한 나서
中의 자원 무기화 재현 우려
정부, 중국과 핫라인 접촉
"공식 수출 중단 지시는 없어"

중국 정부가 2년 만에 또다시 요소 수출을 통제하고 나서면서 국내 요소 관련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수입처 다변화에 애써 왔지만 최근 들어 중국산 요소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미·중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또다시 자원 무기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요소는 비료용과 공업·차량용으로 나뉜다. 특히 국내 공업용과 차량용 요소의 중국산 비중은 여전히 90%에 육박한다. 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은 89.3%로 집계됐다. 2021년 71.2%에서 지난해 66.5%로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다시 오른 것이다. 중국산 요소의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이다 보니 국내 업체들이 다시 중국산을 선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산 요소의 대체재로 꼽힌 인도네시아산의 경우 2021년 2%에서 지난해 7.3%까지 수입 비중이 급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0%대로 급감했다.

국내 차량용 요소수 시장의 경우 롯데정밀화학의 '유록스' 제품이 5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아직 요소 거래처인 중국 업체들로부터 요소 수출 중단 등의 공식적인 통보를 받은 건 없다"면서도 "향후 실제 수출 중단이 이뤄진다면 2021년 요소수 사태 이후 자체적으로 다변화한 요소 거래처를 통해 국내 요소수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정밀화학은 그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 러시아 등으로 요소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요소수는 흰 결정체인 요소에 물을 섞은 제품이다. 국내 업체가 요소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건 공정상 경제성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 같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업체들로부터 요소를 들여와 요소수를 만든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에 대한 움직임을 올해 상반기부터 감지해 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 측 세관을 통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이 막히거나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진 건 아니다"면서도 "다만 세계에서 중국산 요소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인도가 최근 중국 업체들로부터 요소를 대량 사들이기로 결정했고 이것이 요소 가격 인상과 함께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방침마저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 상반기 대형 입찰을 통해 중국의 요소 생산업체로부터 총 100만t 규모의 요소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물량 수입은 단계별로 실행될 전망이다. 이처럼 인도가 중국산 요소를 싹쓸이하자 중국이 다른 나라로 수출할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번 요소 수출 통제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요소 자체가 대체 불가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수출을 통제해도 피해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요소 수출 조치와 관련해 아직 확인된 사항은 없다"면서 "과거 요소수 사태 때와는 달리 중국 세관당국인 해관총서에서 별도의 수출 관리 지침을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우리 정부 관계자도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 관련 외신 보도에 대해 "중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공식적인 요소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한 것은 아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달 초부터 중국 내 일부 요소 수출 제약 동향을 감지하고 중국 실무진과 핫라인 접촉을 진행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그간 요소 비축을 늘렸고 대체 수입선도 확보한 만큼 2021년 말 요소수 대란 때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송광섭 기자 / 서진우 기자 /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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