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독일→일본 싹쓸이…"김민재 발롱도르 최종 후보, 아시아 역사"

박대성 기자 2023. 9. 7.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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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어쩌면 아시아 최초 수비수 발롱도르 후보 소식에 지구가 들썩였다. 해외 많은 언론이 김민재(26, 바이에른 뮌헨)를 주목하고 있다.

첫 소식은 단연 발롱도르 주관사 '프랑스 풋볼'이었다. 매체는 7일(한국시간) 공식 페이지를 통해 발롱도르 후보를 발표했다. '2023 발롱도르' 후보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김민재와 지난 시즌에 한솥밥을 먹었던 나폴리 동료 크바라츠헬리아, 오시멘과 바이에른 뮌헨 동료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를 포함해 주드 벨링엄, 킬리안 음바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발롱도르 경쟁에 열을 올렸다.

발롱도르는 '프랑스 풋볼'이 창설했다. 지난 1956년부터 진행됐고,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한동안 유럽 국적 선수로 한정됐지만, 2007년부터 국적과 소속 클럽 상관없이 전 세계 선수를 대상으로 바뀌게 됐다.

선정 기자단에 변화도 있었다. 최초 16개국(유럽 심사위원단)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이 있는 기자단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 지난해 발롱도르는 170명이 평가한 거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시기에 변화가 있었는데, 기존 1~12월까지 기준이 아닌 시즌제 평가로 변경됐다.

한국 선수로서는 5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2002년 안더레흐트(벨기에)의 설기현,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박지성, 2019년과 2022년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손흥민이 후보로 선정됐다. 수비수 포지션에 아시아로 범위를 넓히면 김민재는 역대 최초다.

'프랑스 풋볼' 발표 이후 현지 유력지 '레키프'의 보도가 이어졌다. 매체는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선정됐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공중볼 다툼, 피지컬 능력, 후방 빌드업으로 칼리두 쿨리발리 공백을 지웠다. 올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며 발롱도르 후보에 선정된 배경을 알렸다.

올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기에 독일에서도 화제였다. 소속 팀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포함한 발롱도르 후보 소식을 알리자, 독일 분데스리가는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 주드 벨링엄, 엘링 홀란드 등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뛰었던 선수들과 발롱도르 후보로 지명됐다. 2022-23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에게 수여된다. 발롱도르 수상자는 현지 시간으로 10월 30일 파리에서 발표된다. 김민재는 케인처럼 우리 팀에 오기 전, 나폴리에서 33년 만에 리그 우승에 기여했다"라고 짚었다.

일본도 내심 부러운 눈치였다. 일본 매체 '데일리 스포츠'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가 아시아 수비수 최초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들어갔다. 김민재는 2021-22시즌 터키 페네르바체로 이적해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고, 1년 만에 이탈리아 나폴리로 옮겼다. 이후 나폴리 우승에 기여하며 이탈리아 세리에A 수비수 부문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이번 시즌을 눈앞에 두고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유럽 도전 2년 만에 최고 자리에 올라섰다. 아직 일본인 선수는 발롱도르 투표에서 득표하지 못했다"고 알렸다.

김민재는 베이징 궈안을 거쳐 페네르바체에서 유럽 무대에 도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등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던 그는 단숨에 튀르키예(터키)를 넘어 유럽의 관심을 받았다. 페네르바체 이적 한 시즌 만에 러브콜이 쏟아졌고, 유럽5대리그 중 한 팀인 나폴리 이적을 선택했다.

나폴리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완벽하게 적응했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예측 수비에 짧고 긴 정확한 패스로 나폴리 후방 빌드업을 이끌었다. 기회가 생기면 풀백 진영까지 전진해 나폴리 공격을 돕기도 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리버풀 등을 만나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다.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등과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며 33년 만에 나폴리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다. 나폴리와 3+2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번에도 이적 한 시즌 만에 유럽 최고의 팀 러브콜을 받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연결됐지만, 최종적으로 이적한 팀은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7월 1일부터 15일까지 한시적으로 설정된 김민재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했다.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인 5천만 유로(약 709억 원)를 과감하게 지불하면서 김민재에게 진심을 보였다.

김민재는 올해 여름 나폴리 프리시즌에 참가하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과 강하게 연결됐기 때문. 독일 현지 매체들은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와 바이에른 뮌헨은 2028년까지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알렸다.

바이에른 뮌헨 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를 언급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뤼카 에르난데스 빈 자리를 누구로 대체하고 싶은지는 대단한 비밀이 아니다. 직접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다. 한국에서 오는 선수 이적 확정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그 선수로 뤼카 에르난데스를 대체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말했다.

김민재는 지난 6월 병역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혜택을 받았고, 논산육군훈련소에서 3주동안 기초 군사훈련을 받았다.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동안, 많은 이적설이 있었다. 육군훈련소에 입소 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강하게 연결됐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치고 들어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새로운 구단주 협상과 해리 매과이어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서, 김민재에게 강하게 러브콜을 보내지 못했고,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에게 접근했다.

유럽이적시장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가 'HERE WE GO'를 띄우면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이 사실상 확정됐다. 다만 김민재가 육군훈련소에 있어 메디컬 테스트, 계약서 서명 등 개인적인 최종 절차를 밟지 못했다.

기초군사훈련을 수료하고 퇴소를 해 마지막 절차를 밟았다. 바이에른 뮌헨이 독일에서 프리시즌 준비를 하기에, 독일로 건너가 메디컬 테스트를 할 공산이 컸지만,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7월 1일부터 15일간 발동되는 바이아웃 금액을 바이에른 뮌헨이 나폴리에 지불하면서 모든 게 끝났다.

유럽이적시장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루디 가르시아 나폴리 감독 발언을 옮겼다. 루디 가르시아 감독은 프리시즌 구상을 말하면서 "김민재가 떠난다는 걸 알고 있다. 정말 슬프지만 우리의 모든 스타 선수를 지키길 원한다. 빅터 오시멘은 나폴리에 잔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민재 이적에 쐐기를 박았다.

나폴리 공식 페이지를 통해서도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 나폴리는 오는 7월 25일까지 프리시즌 일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프리시즌 26인 명단에 김민재는 없었다.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확정한 김민재 목표도 남달랐다.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축구 선수가 꿈꾸는 팀이다. 그래서 이적을 결심했다. 일단 경기에 뛰는 게 목표다. 더 나아가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우승하고 싶다. 리그, 컵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트레블도 달성하고 싶다"라며 포부를 말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는 크고, 빠르며 아주 믿음직스러운 수비수다. 그의 경력은 정말 독특하다. 자신의 능력을 계속해서 증명했다는 걸 보여준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입단해 행복하다. 여러 차례 영상통화를 했다. 김민재는 진정한 남자다. 당장 활약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김민재를 향한 애정은 바이에른 뮌헨이 공개한 영상에서도 알 수 있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훈련장에 도착하자 격하게 포옹하며 바이에른 뮌헨 합류를 알렸다. 활짝 웃으며 다가와 볼을 쓰다듬으며 싱글벙글한 모습이었다.

김민재는 이후 바이에른 뮌헨 훈련장에서 사이클을 타며 동료들과 인사를 했다. 조슈아 키미히와 밝은 미소로 대화했다.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김민재가 나타나자 "킴,킴,킴"을 외치며 환호했다. 한국 팬들도 김민재를 크게 반겼다.

영상을 본 바이에른 뮌헨 팬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팬들은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데려와서 정말 감사하다", "정말 흥분되는 순간이다. 김민재는 올시즌 바이에른 뮌헨에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 넣을 것"이라고 감격했다.

김민재를 포함해 발롱도르 후보에 든 중앙 수비수는 단 3명이다. 요슈코 그바르디올과 후뱅 디아스(이상 맨체스터 시티)다.

그바르디올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이끌고 4강에 진출했다. 강력하고 적극적인 수비로 빅클럽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뒤, 올여름 라이프치히를 떠나 맨시티로 이적했다. 후뱅 디아스는 탁월한 리더십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지난 시즌 맨시티의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그 결과, 맨시티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FA컵, UCL을 모두 차지하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처럼 수비수라는 포지션은 발롱도르 후보에조차 들기 쉽지 않다. 역대 발롱도르 수상자 중 유일한 중앙 수비수는 2006년의 파비오 칸나바로였다. 칸나바로는 당시 이탈리아 유니폼을 입고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발롱도르를 받았다.

지난 해 발롱도르 후보 명단만 봐도 알 수 있다. 후보 30명 중 중앙 수비수는 페어질 판 다이크(리버풀)와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 2명이었다. 지난 과거에서 알 수 있듯이, 김민재가 이번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것은 정말 엄청난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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