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사이트 자금 40조 원 관리...4천억 원 챙겨
[앵커]
불법 도박 사이트 60여 곳 자금을 관리해주는 대가로 무려 4천억 원을 챙긴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른바 '돈세탁'을 대신해 준 건데, 이 조직을 거쳐 간 도박 자금이 40조 원이 넘는다는 게 경찰 설명입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탁자 위에 스마트폰 수십 개가 빼곡히 놓여 있고, 거실에는 컴퓨터 여러 대가 켜져 있습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 자금 관리 조직 사무실 가운데 한 곳입니다.
돈을 주고 산 이른바 대포 통장 4백25개로 도박 사이트 자금을 대신 관리해주다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도박꾼들이 입금한 돈을 여러 계좌를 거치게 해 경찰 추적을 어렵게 만들고는, 사이트 운영자 계좌로 다시 보내는 일을 했습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도박 사이트 64곳 자금을 관리했는데, 오간 돈이 40조 원이 넘는다는 게 경찰 설명입니다.
여기서 자금관리 조직이 챙긴 수수료는 1%.
4천억 원 넘게 번 셈입니다.
조직은 전국 36개 지부를 갖추고, 경찰 수사에 대비한 매뉴얼을 만들어 추적을 피해왔습니다.
[최해영 /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계장 : 행동강령 매뉴얼에는 텔레그램을 이용하라던지, 수사기관 압수에 대비해 즉시 모든 자료를 폐기하라던지, 그런 매뉴얼을 제작해 숙지시켰습니다.]
경찰은 도박자금을 관리한 24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총책 20대 A 씨 등 3명을 구속했습니다.
돈을 받고 조직에 통장을 넘긴 77명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총책 A 씨는 부산 해운대 초고가 아파트에 살며 이른바 '슈퍼카'를 타고 재력을 과시하다가 경찰 수사망에 걸려들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암호 화폐 지갑으로 빼돌린 돈이 3백억 원에 달하는 거로 보고 몰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찰은 한 사람의 이름으로 가상계좌 수백 개가 생성돼 범행에 악용됐다며 금융당국에 제도개선을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YTN 차상은 (cha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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