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우리 다 죽어! US오픈 4강행 메드베데프 "더워서 죽을 뻔했다"
더위와 사투, 힘겨운 승리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이긴 기쁨보다 살아 있음에 더 감사해했다. 다닐 메드베데프가 2023 US오픈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준결승에 오른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숨이 막히는 무더위 속에 경기를 가까스로 끝내고 생존 신고를 했다.
3번 시드 메드베데프는 7일(이하 한국 시각) 뉴욕 플러싱 메도우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벌어진 2023 US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8번 시드 안드레이 루블레프와 격돌했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세트 점수 3-0 완승을 거뒀다.
1세트를 6-4로 따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를 6-3으로 거머쥐며 기세를 더 올렸고, 3세트를 6-4로 끝내며 승리를 확정했다. 강력한 서브로 8개의 에이스를 터뜨리며 5개를 기록한 루블레프를 압도했다. 경기 운영과 승부처 집중력에서 앞서며 4강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2시간 48분 만에 경기를 마친 그는 상기된 얼굴로 넋이 나간 모습을 보였다. 승리에 대한 기쁨을 생각할 여유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어떤 선수가 죽는 걸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뉴욕의 최고 기온이 34도에 달하고 습도도 매우 높은 데 대해 불만을 표했다.
실제로 메드베데프는 더위에 지쳐 제대로 경기를 하지 못하며 두 차례나 메디컬 타임 아웃을 신청했다. 얼굴이 붉은 색으로 변했고, 연신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물을 머리에 끼얹고, 얼음주머니를 목에 둘렀으나 더위를 쫓아내지 못했다. 경기보다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4강에 오른 메드베데프는 9일 이번 대회 1번 시드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알카라스는 8강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를 세트 점수 3-0(6-3, 6-2 6-4)으로 완파했다. 또 다른 준결승 대진은 벤 셸턴과 2번 시드 노박 조코비치의 대결로 결정됐다. 남자단식 결승전은 11일 펼쳐진다.
[무더위에 매우 힘들어하는 메드베데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