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5종 분리배출 결국 취소…오락가락 정책
[KBS 제주] [앵커]
제주시가 전국에선 처음으로 폐플라스틱을 다섯 개로 세분화해 분리 배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야심 차게 추진했는데, 시행 석 달 만에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실익이 없다는 이유에 섭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시의 한 재활용도움센터.
주민들이 집에서 모아온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함에 넣습니다.
제주시가 추진하는 '플라스틱 5종 분리 배출 제도'에 따라 일일이 다섯 가지로 분류해야 하지만, 재활용률을 높인다는 취지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자원관리 도우미 : "처음 한 달은 몰랐어요. 일일이 글씨 보고. 이제는 재질 보고 이것이 'pp다 pe다' 다 알아요. 이제 적응됐는데."]
그런데 제주시가 '플라스틱 5종 분리 배출' 시범사업을 시행 석 달 만인 오는 10일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전 방식인 2종으로 분리해 배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시민 불편, 분리 배출한 플라스틱 3종의 매각률이 14%에 그치는 등 분리배출 효과 대비 불편 민원이 크다는 겁니다.
[홍경찬/제주시 청정환경국장 : "취지가 좋은 취지인데 실행하면서 모자란 것도 있지 않습니까. 모든 게 시행착오도 있고."]
7월부터 가동된 제주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의 기능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한데 뒤섞여 온 플라스틱들은 이곳에서 자동선별기를 거쳐 5종으로 분리됩니다.
그동안 플라스틱 종류 확인과 구분 방식에 혼선을 겪었던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제주시민 : "(5종 분리배출) 굉장히 불편합니다. 구분이 잘 안 되니까 어디 다가 넣어야 할지 올 때마다 고민하거든요. 플라스틱 종류는 많은데…."]
[강민우/제주시 이도이동 : "한꺼번에 그냥 같이 모아서 버리면 되는데 굳이 따로 따로 이렇게 시간 들고 해야 되나 싶어서. 모르는 사람은 멋대로 해버리니까."]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고 운반비와 선별 비용 등 한 해 10억 원의 절감 효과를 내세웠던 제주시, 오락가락 행정에 남은 건 석 달간의 시민 불편뿐입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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