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KT 9회 결국 벤치클리어링 폭발' 왜?... 큰 점수 차에 연속 사구로 신경전 발발, 'LG 전날 충격패 완벽 설욕' 위닝시리즈 [수원 현장리뷰]
LG 트윈스는 7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11-4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LG는 전날(6일) 끝내기 패배의 충격을 극복하면서 KT와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LG는 69승 44패 2무를 기록했다. 올 시즌 두 팀의 상대 전적은 7승 6패로 LG가 우위를 점했다. 이제 LG는 광주로 이동해 KIA와 더블헤더 포함(9일) 4연전을, KT는 안방에서 이동 없이 SSG를 불러들여 3연전을 각각 치른다. 반면 이날 경기를 내준 KT는 64승 52패 2무를 마크하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동시에 '선두' LG와 승차가 5.5경기에서 6.5경기로 벌어졌다.
이에 맞서 LG 트윈스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전날 선발 출장했던 김민성이 빠졌고, 문성주가 선발 라인업으로 들어왔다. 선발 투수는 이정용. 경기에 앞서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수와 오지환이 솔선수범하면서 후배들을 다독였다. 고우석과 문보경이 걱정되는 상황이었는데, 김현수와 오지환이 먼저 움직인 것 같다. 감독으로서 정말 고맙다. 좋지 않을 수 있는 분위기를 잘 수습했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문보경에 대해 "만약 그런 경기를 한 다음에 선발 라인업에서 뺀다면 더 성장할 수 없다"고 강조한 뒤 "고우석은 감독실로 찾아와 미안하다고 하더라. 우리 집의 큰아들이다.(웃음) 이제는 전날 경기를 계기로 삼아 앞으로 남은 30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첫 득점은 2회에 나왔다. 2회초 고영표는 1사 후 문보경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았으나, 오지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박동원 타석 때 오지환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위기를 넘긴 KT는 2회말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배정대가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한 뒤 장성우의 희생번트 때 3루까지 갔다. 이호연은 스트레이트 볼넷 출루. 여기서 박경수가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키며 3루 주자 배정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계속해서 2사 후 김민혁이 좌중간 적시타를 쳐냈다.(2-0)
LG는 곧바로 이어진 3회초 반격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사 후 문성주가 2루타를 친 뒤 박해민의 내야 안타 때 3루까지 갔다. 후속 홍창기 타석 때 박해민이 2루를 훔친 가운데, 홍창기가 결국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승부는 2-2 원점. 하지만 신민재와 김현수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그러자 KT는 3회말 또 한 점을 달아났다. 선두타자 황재균의 좌중간 안타에 이어 2사 후 장성우가 우중간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3-2) 다음 타자 이호연은 우익수 플라이 아웃. 이닝 종료.
팀 타선이 터지자 이정용도 힘을 더욱더 내기 시작했다. 4회말 박경수를 3루 땅볼 처리한 뒤 김상수에게 우중간 안타를 내줬으나, 김민혁을 루킹 삼진, 조용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냈다. 5회초 LG 타선이 삼자 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이정용은 5회말 큰 위기를 넘겼다.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볼넷, 박병호에게 안타를 각각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를 빼는 대신 대주자로 외국인 타자인 알포드를 투입, LG를 압박했다. 다음 타자는 배정대. 타격 포즈를 취하고 있다가 이정용의 초구에 곧바로 배트를 내린 뒤 번트를 시도했다. 그런데 번트 타구가 다소 짧았고, 이를 잡은 박동원이 곧장 3루로 뿌리며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계속된 1, 2루 상황서 이정용은 장성우를 4구째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 무실점으로 5회를 삭제했다.
결국 위기를 넘긴 LG가 6회초 승기를 먼저 잡았다. 여전히 KT의 투수는 고영표. 1사 후 문보경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오지환이 타석에 섰다. 오지환은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속구(132km)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점수는 6-3이 됐다. 오지환의 올 시즌 5호 홈런이었다. 계속해서 2사 후 문성주가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박해민은 볼넷 출루 성공. 하지만 홍창기가 투수 땅볼로 아웃되며 추가 득점엔 실패했다. 6회말 KT는 선두타자 이호연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박경수 타석 때 대타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위즈파크 1루 쪽에 모인 KT 팬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강백호는 3구째 포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김상수가 2루수 앞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이정용이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8회초 KT의 세 번째 투수는 김영현이었다. KT는 3루수 황재균도 빼는 대신 송민섭을 투입했다. 선두타자 오지환이 3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난 가운데, 박동원이 타석에 섰다. 여기서 박동원이 볼카운트 1-1에서 김영현의 3구째 속구(148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박동원의 올 시즌 19호 홈런이었다. 이어 문성주는 2루 땅볼, 박해민은 삼구 삼진으로 각각 물러났다. 8회말 LG의 세 번째 투수는 정우영이었다. LG는 오스틴 대신 1루수에 정주현을 넣었다. 정우영은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8회를 삭제했다. 알포드를 2루 땅볼,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 강현우를 3루 땅볼로 각각 잡아냈다.
계속해서 문보경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오지환도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나갔다. 이 과정에서 오지환이 하준호를 쳐다보며 잠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음 박동원 타석 때 대타로 나선 김민성은 삼진에 그쳤다. KT 마운드는 계속 하준호가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문성주와 승부 끝에 6구째 몸에 맞는 볼을 던지고 말았다. 다음 타자는 박해민. 그런데 이번에도 하준호가 뿌린 공이 박해민의 어깨 쪽으로 향했다. 공은 유니폼을 스쳤다. 2연속 몸에 맞는 볼. 박해민은 헬멧을 벗어 던진 뒤 곧장 투수 쪽으로 걸어갔다. 이에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걸어 나오면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정황상 고의라기보다는 하준호의 제구가 안 된 것으로 보였다. KT 더그아웃 쪽에서도 몇몇 선수들이 손을 저으면서 고의가 아니라는 뜻을 전했다. 다행히 큰 몸싸움 없이 신속하게 벤치클리어링이 마무리됐다. 후속 홍창기 타석 때 대타로 등장한 김주성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길었던 9회초가 마무리됐다. 경기 후 오지환은 이 부분에 대해 "순간 '욱' 했던 것 같다. 오해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제가 주자로 있을 때 그래도 (박)병호 형과 (박)경수 형이 고의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비록 마지막이 껄끄러운 상태에서 끝나 아쉽지만, 그래도 팀이 승리해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9회말 KT도 반격했다. LG 투수는 최동환. 포수도 허도환이 새롭게 들어왔다. KT는 이호연이 볼넷, 신본기가 좌전 안타를 친 뒤 장준원이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대타 안치영이 좌전 안타로 만루 기회를 잡자, LG는 투수를 오석주로 바꿨다. 오석주는 오윤석과 송민섭, 알포드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승리를 챙긴 이정용은 "어제 뼈아픈 경기를 했기 때문에 분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를 인정하고 경기를 잘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위기 상황이 몇 차례 있었지만, 수비와 타격에서 도와준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오늘 포크볼이 좀 밀려서 어렵게 흘러간 것 같다. 그리고 우타자가 많아서 슬라이더를 포인트로 생각했는데 피안타가 많았다. 후반에는 다른 패턴으로 가려 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더 힘써보려 한다. 최대한 체력 관리를 잘하고 잘 쉬려고 한다. 어제 패배에 팬 분들이 정말 마음이 아프셨겠지만,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후 '승장' 염경엽 감독은 "이정용이 포크볼 제구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다해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공격에서 홍창기와 오지환이 동점 타점을 만들어내며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지환과 박동원이 홈런을 터트리며 승리할 수 있었다. 오늘 전력 분석을 통해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고자 했는데,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준 점을 칭찬하고 싶다. 어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집중력을 보여주며 의미 있는 승리를 만들어낸 점도 칭찬하고 싶다. 오늘도 많은 팬이 원정에 오셔서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항상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반면 KT는 고영표가 6이닝 동안 10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며 시즌 7번째 패배(10승)를 떠안았다. 총투구수는 103개. 속구와 체인지업을 나란히 42개씩 뿌린 가운데, 커브도 14개, 슬라이더는 5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0km, 최저 구속은 132km였다. 스트라이크는 73개, 볼은 30개. 이어 주권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김영현이 1이닝 1피안타 1실점, 하준호가 1이닝 2피안타 3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총 12안타를 뽑아낸 타선에서는 김민혁이 멀티히트로 분전했다. 이날 위즈파크에는 총 1만 799명(만석 1만8700명)이 찾아 경기를 관전했다.
수원=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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