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비판 여론에도 여유' 클린스만, '1.5군' 웨일스 상대 '공격 축구' 보여주나
[OSEN=강필주 기자] 최정예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게 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이 표방하는 '공격 축구'를 본격적으로 선보일 기회를 갖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8일(한국시간) 오전 3시 45분 웨일스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 국가대표팀과 A매치 평가전을 갖는다. 13일에는 장소를 뉴캐슬로 옮겨 사우디 아라비아와 맞붙는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4경기에서 2무 2패를 기록, 아직 승리가 없다. 3월 콜롬비아전에서 2-2, 우루과이에 1-2로 패한 한국은 6월 페루에 0-1로 졌고 엘살바도르와 1-1로 비겼다. 이제 5년 만에 유럽 원정에서 승리를 노리고 있는 한국이다.
대표팀은 물론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더 없이 중요한 한판이다. 아직 승리가 없는 상태에서 국내 여론도 급격히 나빠진 상태이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여론에 성적마저 뒷받침이 힘들 경우 뒷감당이 힘들 수 있다.
이유는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당시 한국에 상주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체류기간이 67일에 불과할 정도로 감독직에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클린스만은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다르다"며 오히려 부임 당시 약속을 스스로 져버린 태도를 보였다.
더구나 20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본업인 한국 대표팀 감독 활동보다 각종 매체들의 패널이나 기관의 자문위원, 개인 사업 등으로 더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여론은 악화될 때로 악화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맞이하는 이번 유럽 원정 경기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더 없이 큰 압박이 되고 있다. 영국 BBC 역시 클린스만 감독의 원격 업무를 '리모콘'이라 비판하며 "웨일스와 사우디 경기에서 결과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경질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여유로운 표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7일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온화하고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이기고 싶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첫 4경기에서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또 "결과는 내지 못했지만 우리 팀이 나아가는 방식이 기쁘다. 경기를 지배했다. 골은 넣지 못했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빠졌기 때문"이라면서 "물론 이기기를 원하지만 중요한 것은 카타르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그건 일반적인 것이다. 첫 4경기를 다 이겼어도 경기하는 방식이나 팀 플레이, 선수 교체 등으로 여전히 비판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내 일의 일부다. 매일 비판과 함께 살고 있다"고 별일 아닌 듯 담담하게 넘겼다.
다행스럽게도 상대 웨일스가 총력전을 펼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롭 페이지 웨일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친선전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웨일스는 한국전을 펼치고 사흘 뒤인 오는 12일 라트비아와 유로 예선 조별리그 원정경기를 치른다. 조 4위로 내려 앉아 있는 웨일스는 라트비아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자국 여론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페이지 감독인 만큼 한국전에 총력전을 펼치기가 쉽지 않다. 주축 선수들의 피로도나 부상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웨일스는 주전이 대거 빠진 1.5군으로 한국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은 최정예로 나설 수 있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는 이강인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조규성(미트윌란) 등 유럽파들이 건재하다. 상대적으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 셈이다.
이번 기회가 클린스만 감독이 첫 부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공격 축구를 보여줄 절호의 찬스다. 클린스만 감독은 "나는 공격수 출신이기에 공격하는 것을 좋아한다. 1-0으로 승리하는 것보다 4-3 승리를 선호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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