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 지급 미루고…유족에 합의 요구 논란
[앵커]
지난 6월 집중 호우 당시 수리 시설 감시원이 농경지 침수를 막으려다 숨졌습니다.
그런데 숨진 감시원과 계약을 맺은 농어촌공사가 임직원들을 상대로 성금을 모은 사실을 언급하며 유족에게 합의를 요구해 논란입니다.
성금은 아직도 유족에게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월 말 수리시설 감시원 67살 오 모씨는 폭우가 내리자 농경지 침수를 막으려고 수문을 열러 나갔다가 물에 휩쓸려 숨졌습니다.
숨진 오씨와 올 여름 5개월 도급계약을 맺었던 한국농어촌공사는 유족을 위로한다며 7월 한달 동안 임직원들을 상대로 성금을 모금했습니다.
이렇게 십시일반 모은 돈은 수천만 원.
그런데 한달이 지나도록 아직 전달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고위간부 등이 유족과 수차례 만나는 자리에서 성금을 모은 사실을 언급하며 농어촌공사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요구했습니다.
[수리 시설 감시원 유족/음성변조 : "합의서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그러면서 성금도 모았다고 했는데, 듣다 보니 성금이면 그냥 전달하면 되는데 합의서를 써야 줄 것처럼 이야기해서 (당혹스러웠습니다.)"]
농어촌공사는 사고 현장에 추락방지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또, 안전물품도 제공하지 않는 등 부실한 안전관리 등 혐의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노동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농어촌공사는 유족과 합의하면 향후 조사와 재판에서 유리할거라는 판단을 한것으로 보입니다.
[문길주/전남노동권익센터장 : "중대재해처벌법을 비켜나가려는 꼼수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농어촌공사는 정정당당하게 (잘못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는 모금을 함께 했던 노조와 함께 성금 지급 시기와 전달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뿐 합의금처럼 쓸 의도는 없다며 성금을 취지에 맞게 곧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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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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