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없다더니”…감사관실 돌연 ‘제동’

[KBS 창원] [앵커]

210억 원 규모, 창원 생활 폐기물 재활용 단지의 위탁 운영업체 선정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입찰 과정, 오늘도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첫 입찰 공고 취소와 입찰 참가 자격 변경에는 창원시 감사관실의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하지만 한 달여 전, 창원시 감사관실의 일상감사에서는 이런 문제가 전혀 제기되지 않아, 그 배경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210억 원 규모 창원 생활 폐기물 재활용 단지 위탁 운영업체에 대한 첫 입찰 공고가 난 것은 지난 2월.

입찰 공고 한 달 전, 창원시 감사관실은 일상감사에서 "최근 개정된 예규와 지침을 적용하고, 2023년 노임단가 적용" 등을 지적합니다.

다른 의견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안서 접수 15시간을 앞두고 입찰 공고는 취소됐고, 그 근거는 창원시 감사관실의 '감사 컨설팅'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당시 '감사 컨설팅'에서는 업체 간 경쟁 활성화를 위해 참가 자격의 특정 조건을 삭제하고, 또 평가위원을 추가 모집하도록 했습니다.

'감사 컨설팅' 이유에 대해서는 해명이 엇갈립니다.

해당 부서에서는 기존 운영업체에게만 유리하다고 판단해 입찰 취소와 재공고가 적법한지 자발적으로 감사를 의뢰했다는 입장.

창원시 감사관실은 일상감사에서 자세히 보지 못한 부분을 중간에 파악하게 돼, '감사 컨설팅'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창원시 한 고위 공무원은 감사관실 지휘를 받아 입찰을 진행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감사 컨설팅'에 따라, 입찰이 진행된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감사 컨설팅' 결과는 특정 음식물 처리방식 삭제와 평가위원 추가 모집뿐이었지만, 입찰 재공고에서는 평가 배점까지 완화하고 평가위원을 아예 새로 모집한 것입니다.

[창원시 감사관실 관계자/음성변조 : "공정성을 기하라고 한 부분을 자원순환과가 수용한 거 그게 다죠. 그 외의 평가 기준이라든지 (평가)위원을 새로 모집하고 그런 거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입찰 자격을 변경하면서 창원시 계약심의위원회 재심의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창원시 회계과 관계자/음성변조 : "재심의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나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물론 계약심의위원회를 개최했지만, 부서의 판단을 존중해줘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은 드는데 따로 (재심의) 요청 온 것은 (저희한테) 없었습니다."]

창원시는 최초 입찰 공고의 잘못을 바로 잡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하지만, 재입찰 결과 경쟁은 없었고 바뀐 것은 기존 운영업체와 손잡은 지역 업체뿐입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영상편집:김도원/그래픽:조지영

손원혁 기자 (wh_so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