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원’ 불법 도박 자금 세탁 조직 검거…“수수료만 4천억 원 챙겨”

정민규 2023. 9. 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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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법 도박 사이트들의 자금을 세탁하고, 또 관리해 온 조직이 붙잡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거래한 돈이 40조 원, 받아 챙긴 수수료도 수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과 소방대원이 아파트 현관문을 강제로 엽니다.

["압수영장하고 체포영장 보여주고 집행할 건데,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경찰이 체포한 20대 정 모 씨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도박자금 세탁조직을 운영해온 혐의를 받습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 자금을 건네 받아 여러 개의 계좌로 옮기는 소위 세탁 과정을 거친 뒤 돌려주는 형식입니다.

이른바 '대포통장'을 쓰다 계좌가 막히면 전액 보상해주며 신뢰를 쌓아 60여 개 도박사이트와 거래를 이어갔습니다.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며 압수수색에 대비한 행동강령까지 갖췄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2021년부터 1년 4개월간 무려 40조 원을 세탁해 송금하고 1%인 4천억 원을 수수료로 챙긴 거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조직 총책 등 3명을 도박개장과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21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돈세탁에 쓰도록 본인 명의의 통장을 제공한 혐의로 77명도 입건했습니다.

[최해영/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계장 : "저희가 (범죄수익금도) 세탁한 걸 추적했으나 결국은 코인(가상화폐)에 지금 자금이 들어가 있어서, 그 부분을 계속 추적 수사 중에 있습니다."]

문제는 계속되는 단속에도 국내 불법도박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내 불법도박자금은 102조 7천억 원 가량인데 이는 한해 국가 예산의 1/6에 해당하는 수치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 섰습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를 상대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 손쉽게 개설되는 비대면 통장이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며 금융 당국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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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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