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필리핀 FTA 체결 … 日이 점령한 현지 車시장 집중 공략
현대차, 새 시장 본격 개척
자동차부품 관세율 30%도
5년 내로 완전히 철폐
인도네시아와 MOU 16건
소형모듈원전 수출 '물꼬'
◆ 동아시아 정상회의 ◆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7일(현지시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한·필리핀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에 체결했다. 이번 FTA 체결로 일본이 사실상 장악하다시피 한 필리핀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등이 관세 철폐 혜택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한·필리핀 FTA는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 이어 아세안 회원국과의 다섯 번째 양자 FTA로서, 아세안 시장의 91%에 달하는 거대한 FTA 네트워크가 완성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주요 수혜 품목"이라고 평가했다. 최 수석은 "기존 관세율 5%인 한국 자동차는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면서 "현재 최대 30%인 자동차 부품 관세는 5년 내 관세가 철폐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아세안 국가 가운데 자동차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인데, 일본이 이 시장의 82.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의 관세가 철폐되면 한국 자동차는 그만큼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부품의 경우 최대 30%에 달했던 관세가 사라져 애프터세일즈(AS)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된다.
한국은 필리핀에 대해 전체 품목 중 94.8%, 필리핀은 한국에 대해 96.5%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자동차 외에도 가공식품(5~10%), 인삼(5%), 고추(5%), 배(7%), 고등어(5%) 등의 15년 관세 철폐로 한류와 함께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 한국산 주요 농수산물의 필리핀 시장 수출 기반이 강화된다.
필리핀의 경우 니켈(세계 2위)과 코발트(세계 4위) 등 핵심 광물 보유국이라는 점에서 광물 협력도 기대해볼 수 있다. 윤 대통령과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니켈과 코발트 등 광물 협력을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데도 사실상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인도네시아 부총리와 양국 주요 기업인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핵심 광물, 원전, 모빌리티 분야 등 16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소형모듈원전(SMR)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을 선점하는 원전산업 협력 MOU가 체결됐다. 인도네시아는 2039년 상업용 원전 건설 계획을 갖고 있다. 향후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와 인도네시아 원자력협회가 구체적인 원전 수출 방안을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풍부한 광물자원이 있는 인도네시아와의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MOU'도 눈에 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인도네시아의 반둥공대와 '핵심 광물 공동연구센터 설립 MOU'를, 한국광해광업공단과 인도네시아 니켈협회는 '핵심 광물 협력 MOA(합의각서)'를 각각 체결했다.
[박인혜 기자 / 자카르타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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