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다시 뜀뛰기…원화 약세, 경기 불황 부추기나
미국 연준 긴축 장기화 조짐, 6일 기준 달러 인덱스 104 넘어 ‘불안’
일본 초저금리 유지·중국 부동산 위기…엔·위안 약세 악영향 우려
미국 경제의 나홀로 회복세로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나타내며 질주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달러화를 견제해야 할 일본 엔화는 10개월 만에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데다,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의 위안화도 약세 국면이어서 원화 가치도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50원까지 열어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시장 전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4.86으로 전날보다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이는 올해 3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슈퍼 달러’가 위세를 떨치며 달러인덱스가 115에 달했던 것보다는 낮지만, 불과 두 달 전 99까지 낮아졌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가파르게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다.
달러화 가치가 높아진 가장 큰 배경은 미국 경기가 고금리 환경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양호하고, 물가 상승 압력도 여전히 높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화를 강세로 이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다시 긴축 장기화 전망이 달러 강세를 불러오고 있는 셈이다. 실제 전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5로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 수요 및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곧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서 연준이 고금리를 더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뒤따랐다.
여기에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가 맥을 추지 못하는 점도 달러화 가치를 상대적으로 더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최근 달러당 147.8엔까지 상승해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미·일 금리차에 따라 투자자금이 달러화로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 위안화도 약세 국면이다. 경제활동 재개를 선언한 뒤에도 중국 경기가 오히려 부동산 위기 등으로 침체 국면에 빠지자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은 약 900억위안에 달하는데, 이는 2016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달러 강세와 아시아 통화인 엔화·위안화의 동반 약세는 원화 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9원 오른 달러당 1335.4원에 마감했다. 장중 1336원선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으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및 위안화의 동반 현상은 국내 주식 및 외환시장에 달갑지 않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중단 시점이 지연되고, 중국 경기도 예상보다 더 안 좋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일단 1350원선을 상단으로 두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이것을 뚫고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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