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신임 KT 대표 “공제창해” 구조조정 일축…내부 발탁 우선
취임 8일…‘함께 푸른 바다 건너자’
LG 전·현직 임원 영입설에 선 그어
연말 “좋은 인사”…반성·혁신 강조
김영섭 KT 대표이사(사진)가 취임 후 8일 만에 공식 석상에서 세간에 떠도는 대규모 구조조정설을 일축했다.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속도를 내기보다 연말에 ‘좋은 인사’를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사업적으로는 그간 통신사들이 인프라 제공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획득에만 안주한 게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명동의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하는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적인 수준의 인원 교체와 퇴임, 신규 채용은 있겠지만 이전에 최고경영자(CEO)가 바뀔 때 있었던 몇천명에 달하는 규모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지금 현재로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이석채 회장 취임 후 약 6000명, 2014년 황창규 회장 취임 후 약 8000명이 명예퇴직을 통해 퇴사했는데, 김 대표 본인 임기 중에는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셈이다.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직 내 인사 줄대기 소문 등을 들어본 적이 있다며 “연말 인사가 끝나면 이런 것을 없앤다고 조직에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전·현직 LG 임원 영입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우선적으로 KT 내에서 훌륭한 사람을 선발해 일을 맡기고 함께 성장의 길을 가는 데 방점을 찍는 게 1번”이라며 “그럼에도 KT가 해본 적이 없는 것을 할 때는 외부에서 훌륭한 사람들을 소수나마 찾아야 한다. 그때에도 LG 사람을 데려오느냐, 그런 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푸른 바다를 건너자’는 의미가 담긴 ‘공제창해(共濟蒼海)’라는 말을 인용했다.
이날 김 대표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한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통신사들이 인프라 제공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획득에만 안주한 게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강제혁신’을 당할 위기에 처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통신사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영역에서 대등한 정보기술(IT) 역량을 축적하고, 아직 초기 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영역에서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KT의 새로운 지향점을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설정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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