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침해 가해·피해자 3817명… "韓 정부 기록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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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1월 9일 당시만 해도 독일 베를린을 동서로 가르고 있던 베를린장벽 앞.
동베를린 시민들이 무턱대고 장벽 앞으로 몰려가 "서베를린으로 넘어가겠다"고 요구했다.
여기서 난민은 냉전 시절 베를린장벽을 넘어 서독으로 탈출을 시도한 동독 주민을 뜻한다.
당시 서독 정부는 서베를린 지역에 동독 경비병들의 인권침해 실태를 감시하는 요원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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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인들… 우리도 철저히 기록하는 중
"인권침해 사범은 감옥行" 확실히 해야
1989년 11월 9일 당시만 해도 독일 베를린을 동서로 가르고 있던 베를린장벽 앞. 동베를린 시민들이 무턱대고 장벽 앞으로 몰려가 “서베를린으로 넘어가겠다”고 요구했다. 그날 동독 정부가 ‘주민들의 자유로운 여행을 허가하겠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무리 여행을 자유화해도 동독인이 서독으로 가려면 출국허가증이 필요했다는 점이다. 장벽을 지키는 동독 경비병들 입장에선 허가증도 없이 서베를린으로 가려는 주민들은 총을 쏴서라도 막아야 했다. 그런데 경비병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미국의 독일 현대사 전문가 윌리엄 스마이저는 저서 ‘얄타에서 베를린까지’(2019)에서 왜 동독 경비병들이 그토록 무력했는지 설명했다. “어떤 경비병도 마지막 ‘사회주의 영웅’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들 모두는 서독이 ‘난민’에게 발포한 국경 경비병 명단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당시 서독 정부는 서베를린 지역에 동독 경비병들의 인권침해 실태를 감시하는 요원을 배치했다. 그들은 탈출 시도자에게 총을 쏜 경비병들의 신상 정보를 차곡차곡 기록해뒀다. 동독이 붕괴하는 경우 과거에 자행된 인권침해 범죄를 처단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다.
한국은 어떨까. 마침 7일 통일부가 국회에 보고한 올해 ‘북한인권 증진 추진 현황’ 자료가 눈길을 끈다.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2017년 시작한 북한인권 실태조사 결과 가해자와 피해자가 3817명으로 집계됐다는 것이 핵심이다.
조사 기록 원본은 북한인권법령에 따라 법무부 북한인권기록보존소로 이관된다. 현재까지 이관된 기록은 총 2136건이다. 법무부는 훗날 책임 규명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관받은 기록을 형사법적으로 분석한 후 인권침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명 카드를 작성해 북한인권기록보존관리시스템(DB)에서 관리한다. 올해 7월까지 파악된 가해자·피해자 수는 3800여 명이다.
일각에선 과거 동독의 베를린장벽 경비병들처럼 북한 당국자들도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을 것이란 관측을 제기한다. 향후 통일이 되면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최근 한동훈 법무장관은 서울, 대구, 부산 등 대도시 교정시설에 “교수형 집행시설을 정비하라”고 명령했다. 향후 북한 인권침해 사범들 신병이 한국 정부에 넘겨지는 경우 일부 악질적인 사범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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