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뛰어놀 줄도 몰랐던 개들…'생지옥' 벗어난 지금은
좁고 열악한 번식장에 갇혀 학대당하던 개 1400여 마리가 최근 구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바깥에 나가본 적이 없어 뛰어놀 줄도 몰랐던 이 개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곳은 펫숍에 팔리는 개들을 사육하던 번식장입니다. 지금 주위를 둘러보면 먼지도 상당히 많고요, 마스크 없이는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악취도 심각합니다. 여기서 학대당하며 생활하던 1400마리 넘는 개들이 얼마 전 모두 구조됐습니다.
법적인 기준을 어긴 채 비좁은 공간에서 '강아지 공장'을 운영해 왔던 겁니다.
번식장이 세계의 전부였기에 처음 밟아보는 땅이 낯설기만 합니다.
사람이 잔디 위에서 손짓을 하자 그제야 따라서 뛰어갑니다.
[박지은/경기 반려마루 교육행사팀 : (밖으로) 나와 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 딱 문 열자마자 아무도 안 나오려고 다 뒷걸음질 치고.]
번식장에 있던 1400여 마리 개들 중에서 580여 마리가 반려마루 보호동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 전까진 불결하고 비좁은 번식장에 있었는데, 지금은 쾌적하고 깔끔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씻지 못해 꼬질꼬질한 강아지들이 처음으로 목욕도 합니다.
[임성자/경기 반려마루 자원봉사자 : 여기 눈곱이 완전히 뭉쳤어.]
금방 보송보송해졌습니다.
[임성자/경기 반려마루 자원봉사자 : 원래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들은 되게 까불거든요. 그런데 너무 얌전해요. 이런 게 좀 안쓰러운 것 같아요.]
손길이 필요한 개는 많은데 일할 사람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진성민/경기 반려마루 자원봉사자 : 청소만 해줘도 큰 도움이 되니까 혹시나 시간이 되시는 분들이 있다면 꼭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은 건강 상태가 나쁜 개들이 치료를 받는 동물병원입니다. 상태가 안 좋은 강아지들은 수액도 맞고 집중적으로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작고 마른 강아지 환자가 병원에 왔습니다.
[공수현/경기 반려마루 수의사 : 몇 ㎏이에요? {1.35요.} 1.35밖에 안 돼?]
진찰을 받고 결국 입원을 하게 됐습니다.
[공수현/경기 반려마루 수의사 : 콩팥 쪽 수치가 안 좋아요. {크게 반응을 안 하네요?}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애들이 반응을 할 기력도 없거든요.]
몇 마리는 임신한 채로 구조됐습니다.
[김진모/경기 반려마루 수의사 : 세 마리 보이네요. 못해도 이번 주, 한 이틀이면 나올 것 같아요.]
아직 눈도 못 뜬 새끼 강아지도 이 병원에서 태어났습니다.
엄마 젖이 잘 나오지 않아 직접 우유를 먹여줍니다.
이곳에서 지내는 개들은 준비가 되는 대로 입양 신청을 받을 예정입니다.
[권지현/경기 반려마루 관리팀장 : 훈련사분이 계셔서 입양자 성향과 강아지 성향을 매칭해서 입양을 보내드리고 있으니까, 오셔서 보시고.]
하지만 입양을 보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전진경/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 (강아지를) 물건처럼 떼어 와서 판매하는 게 허용되는 법이 동물 학대를 허용하고 있는 거예요. 펫숍에서 매매를 금지하는, 경매장을 철폐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반려동물은 상품이 아니라 소중한 생명입니다. 쉽게 사고파는 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면 강아지들의 고통은 끝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박태용 / 영상그래픽 : 장희정 / 인턴기자 : 정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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