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진핑에 굴욕 당한 푸틴…절박감에 북한과 회담"
<앵커>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금 전 크렘린궁에서도 북한과의 관계가 소중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려고 하는 정치적 배경이 뭔지, 러시아의 야당 지도자, 밀로프 전 차관의 단독 인터뷰 보시고 김수형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지난달 말, 중국 정부가 내놓은 2023년 공식 지도입니다. 중국의 극동 지역, 러시아와 국경이 맞닿은 볼쇼이 우스리스키섬 전체가 중국 영토로 표시돼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러시아는 중국과 이 섬을 반반씩 나누기로 국경선에 합의했지만, 중국이 슬그머니 섬 전체를 자기네 땅이라고 표시한 겁니다.
러시아는 며칠간 침묵하다, 두 나라는 국경 문제에 공동 입장을 갖고 있다는 모호한 반응만 내놨습니다.
푸틴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경제 자문으로 반푸틴 운동을 벌이고 있는 블라디미르 밀로프 전 에너지부 차관은 러시아가 중국에 저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트/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러시아는 중국의 지원을 받는데 모든 외교적인 베팅을 했습니다. 서방 국가들의 제재 때문에 러시아는 중국에 경제적으로 심하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국면에 빠지면서 러시아는 중국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트/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느리지만 확연하게 푸틴이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방어만 하고 있습니다. 왜 망해가는 회사 같은 곳에 투자를 하겠습니까? 특히 결정권도 없다면요.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전쟁을 수행하기 어려울 만큼 포탄이 부족한 상황이 됐고, 바그너 그룹 프리고진의 무장반란도 포탄 지원 부족을 주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트/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은 그들이 표현하기를 '포탄 굶주림'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려 하는 건 북한이 가진 포탄이 그만큼 절실했다는 거라고 해석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트/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블라디미르 푸틴은 처음으로 매우 절박하고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국제 제재나 다른 위험 요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과 전면적인 군사 협력을 하려는 겁니다.]
최근 러시아 선전매체들이 북한을 발전한 나라로 미화하기 시작했다며, 북러 회담을 앞둔 러시아 분위기도 전했습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트/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최근 러시아의 선전선동 매체들은 북한을 번영하고 있는 성공적인 국가로 수박 겉핥기식으로 묘사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앵커>
네, 김수형 외교안보팀장 나와있습니다.
Q. 북한은 러시아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나?
[김수형/외교안보팀장 : 러시아가 북한의 포탄을 현물로 받아도 당장 국제 제재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줄 게 마땅치가 않습니다. 식량 지원도 관측됐지만 러시아 사정도 넉넉치 않아 북한의 상징적인 규모 이상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밀로프 전 차관의 전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찰위성, 핵잠수함, ICBM 등에서 군사 기술 이전 논의는 당장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에도 전술핵을 전진 배치했는데요. 북한에도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 야당 정치인의 시각임을 감안한다 해도 섬뜩하게 들리는 대목입니다.]
[블라디미르 밀로트/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 : 기술은 러시아에 있습니다. 북한은 그 기술을 갖는데 관심이 있을지 모릅니다. 저는 기술 이전 문제가 러시아 북한 협상 의제의 최우선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미국, 열화우라늄탄 지원 이유는?
[김수형/외교안보팀장 : 미국은 이미 지난 7월에 악마의 무기로 불리죠. 집속탄 지원을 결정을 했는데 이번에도 논란이 큰 열화우라늄탄 카드까지 꺼냈습니다. 미국도 재래식 포탄 재고 여유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고육책으로 내놓은 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4일이 미국의 노동절 휴일이었는데요. 미국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선 레이스의 시작점으로 삼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서 성과가 나지 않고 대선은 다가오고 바이든 정부도 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채철호)
김수형 기자 sean@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