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회담] 尹, 리창 총리와 회담…"中, 북핵 문제 책임있는 역할" 촉구(종합)
"북핵 악화 될수록 한미일 공조 강화될 수밖에 없어"
시진핑 G20 불참…한중 정상회담은 성사 안될 듯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공식 방문 사흘째인 7일(현지시각) 리창 중국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가 악화될수록 한미일 공조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성실한 책임 이행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지 않은 만큼 공식 정상회담은 아니지만, 중국을 대표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인사와 별도 회담을 갖고 경색된 한중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3시 25분부터 51분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리창 총리와 한중 회담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지난해 11월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한 것을 언급한 뒤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이후 활발한 한중 교류가 이어지길 바란다"며 시 주석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한중이 다자주의 속에서 국제사회와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경제 관계의 규범과 틀을 성실히 지킨다면 양자관계가 예측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제사회와 다자 간 합의된, 그리고 관행적인 규칙을 잘 지키면서 양자 관계를 관리한다면 양자 간 많은 문제를 줄일 수 있고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양자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리 총리는 지난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과 회담한 이후 윤 대통령이 10개월 만에 대면한 중국 최고위급 인사다. 두 사람은 전날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났다.
이날 한중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을 위해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악화될수록 한미일 공조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이 문제에 성실히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북핵 문제가 한중 관계의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리 총리에게 당부했다.
또 한중은 문제가 존재하더라도 빈번하게 자주 만나 교류하고 대화해 가면서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입장이고 이에 리 총리도 전적으로 호응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중 회담에 앞서 이날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도 북한의 핵 개발 의지를 저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결의를 촉구했다. 그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안보리 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하며, 그러한 결의안을 채택한 당사자인 안보리 상임 이사국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며 "북한 독재정권의 권력 유지 수단으로 동원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인권 실상에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앞서 지난 4일 보도된 AP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상당한 영향력을 평가하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마땅히 건설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북한 핵 개발이 역내 질서의 불안을 가중하는 등 중국의 국익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중국과의 별도 양자회담 성사 여부는 윤 대통령의 이번 다자회의 일정의 주요 관전포인트였다. 한일관계 개선, 한미일 밀착으로 대표되는 윤석열 정부 외교 기조와 맞물려 경색된 한중 관계를 풀어나갈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대통령실은 전날 현지 브리핑에서 한중회담 개최를 두고 중국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진핑 중국 주석이 올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번에 '한중 정상회담'은 이뤄지진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경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는 총리가, G20 정상회의에는 국가주석이 참석해 왔는데, 이번에는 리창 총리가 시 주석 대신 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출국 전 사전 브리핑에서 "중국은 아세안의 경우 관례대로 총리가 올 예정인데 그것을 제대로 된 공식 정상회담이라고 부르기는 애매하다"고 한 바 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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