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책임 공방…여 "전 정부 방만재정" vs 야 "현 정부 세수결손(종합)

이재우 기자 2023. 9. 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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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오염수 공방…여 "광우병 괴담 재연" vs 야 "도쿄전력 신뢰 못해"
신경전 지속…여 "이재명 단식이냐 다이어트냐" 야 "내각 총사퇴"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많은 의원석이 비어 있다. 2023.09.0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이종희 안지율 기자 = 여야는 7일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경제 전망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등을 놓고 충돌했다.

경제위기 책임 공방…여 "전 정부 방만재정" vs 야 "현 정부 세수결손"

여야가 대정부질문 셋째 날인 7일 현재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원인을 전현직 정부에게 돌렸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IMF가 대한민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여러 차례 수정했다. 작년에는 2.7%까지 예측했다가 올해 초에는 1.5%, 그리고 얼마 전에는 1.4%로 낮춰 잡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세계 경제가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때문에 옛날처럼 마음놓고 재정 확장이라든지 금융완화 정책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결론적으로 새로운 정부는 국가경제가 위기에 빠지지 않고 외환과 재정과 측면에서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재정건전성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민생 파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길이라면 35조원의 국채 발행을 통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세수가 이렇게 적자가 나는 판에 추경을 통해 추가 지출을 한다면 적자는 더 커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법인세 삭감으로 세수 부족이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수출의 규모는 11개월째 줄어들고 있고 25년 만에 일본에 성장률이 역전된다는 불안한 소식도 들린다"며 "소식을 받아들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경제가 폭망되는 것이 아니냐 이런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폭망이라는 표현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경제에 대한 관심과 민생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정부 못지 않게 높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세수가 감소되는 바람에 재정을 크게 짜려고 해도 짤 수가 없다. 내년도 세수부족분 중 80% 이상이 법인세 감소분"이라며 "올해 마이너스 세수 결손이 50조 가까이 예측된다. 그러니까 재정 규모를 늘리고 싶어도 못 늘린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지난해 1% 내린 법인세 때문에 지금 세수 적자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인세에 영향을 받는 상반기 외국인투자는 올해 상반기 170억달러로 여느 해보다 가장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09.07. bjko@newsis.com

정 의원은 "국가 부채 문제가 있다면 세금을 돈이 있는 사람들한테서 당연히 거둬야 한다"며 "결국 공공부문이, 정부가 성장률에서 마이너스 0.5%를 까먹고 있지 않나"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지금까지 그렇게 방만한 재정 운영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정책을 할 수 없다"며 "400조의 부채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부터 아주 어려운 경제 상황에 있었다고 두둔하면서 경제 위기 책임을 전 정부에 돌렸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아주 어려운 경제 현실 속에서 출범을 했다. 야당 위원님들이 얘기하시는 건 나눠주기 식의 기존의 경제체계 속에서의 돈 풀기 얘기"라며 전현 정권의 경제관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한 총리는 "저는 경제에 있어서 제일 새 정부가 인수인계 받은 정책 중에서 제일 문제는 우리의 재정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에 선진국의 부채 비율은 축소됐다. 대한민국은 48.7%에서 54.3%로 5.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하면서 "급속도로 두 자릿수의 최저임금 인상을 연이어서 함으로써 많은 자영업체들이 본인들이 고용하고 있던 인력들을 해고하는 사태로 나타났다. 결국 소득분배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일 오염수 공방…여 "광우병 괴담 재연" vs 야 "도쿄전력 신뢰 못해

국민의힘은 야당이 오염수 괴담으로 광우병 괴담을 재연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과학적 검증을 강조했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광우병 사태 당시 가짜선동에 비해를 입은 한우 농가는 평택, 함평 등에서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지금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정동만 의원은 "제 고향 부산 기장과 원전은 불과 3.7km 떨어져 있다"며 "지금도 원전 냉각수는 정화돼서 방류되고 있는데 지난 46년 간 인근 지역에서 나온 수산물을 섭취하고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누구도 방심할 수는 없다"면서도 "과학적 근거로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으면 아무 문제없다는 것을 저희가 증명하고 있다. 괴담이 과학을 이기나. 과학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09.07. bjko@newsis.com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일본 오염 처리수 방류에 대한 입장 중 바뀐 게 있나"라며 "만약 죽창가를 부르던 문 정부 당시 일본에서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면 일본과 우리나라의 최악의 관계에서 깜깜이 방류로 불안에 떨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일본의 정보를 믿을 수 없다며 국내 전문가들이 2주에 한 번씩 일본의 방류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론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도쿄전력이 일본원자력위원회로부터 심의 허가를 받고 방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지금의 행위는 모든 것을 도쿄전력이 하고 있는데 도쿄전력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 의원은 "(정부는 일본에) 상주하겠다고 하더니 2주에 한번씩 보는 것으로 했다"며 "그것으로 감시가 가능한가. 그렇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가볍나"라고 비판했다.

여야 신경전도 재현…여 "이재명 단식이냐 다이어트냐" 야 "내각 총사퇴해야"

위성곤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단식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만남을 주선할 의향이 있는지, 이 대표 단식 농성장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지도 거듭 물었다.

한 총리는 "상의해보겠다",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언급되자 "단식이냐. 다이어트냐"라고 발언이 튀어나왔고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항의하기도 했다.

위 의원은 한 총리의 답변에 "야당 대표가 단식농성을 하면 방문해서 어떤 요구를 하는지 듣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래서 한 총리를 비롯해 내각이 총사퇴해야 한다고 본다. 국정쇄신을 하지 않고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 수 없다. 대통령 지지율도 끌어올릴 수 없다"며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질의했다.

한 총리는 위 의원의 사퇴 요구에 "전혀 없다. 의원께서 하시는 것이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위 의원의 총사퇴 요구에 '단식 때 안 간다고 사퇴해야 하느냐' 등 고성 섞인 항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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