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리핀 FTA 공식서명, 한국 ‘자동차’, 필리핀 ‘바나나’ 수혜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필리핀 FTA는 2022년 6월 최종적인 타결 이후, 협정문에 대한 법률검토와 경제적 영향평가 작업을 진행해왔다.
필리핀은 인구 1억1000만명, 소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70%에 이르는 소비 잠재력을 큰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2022년 기준 필리핀과의 교역 규모는 175억 달러로 아세안 국가 중 다섯번째로 크다.
이번 FTA 체결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은 아세안 국가 중 자동차 수입 1위 국가로, 2022년 기준 필리핀 내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은 일본 82.5%, 미국 7.0%, 중국 6.4%, 한국 2.5% 순으로 일본 브랜드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필리핀과 체결한 경제동반자협정(EPA)을 통해 승용차(관세율 20%)를 제외한 화물차 등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가 0%로 낮춰진 상태다.
그동안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은 5%였는데 FTA 발효 즉시, 관세는 철폐된다. 관세율이 3~30%였던 자동차 부품도 최대 5년 내 관세가 철폐돼 필리핀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국 대비 경쟁력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산업부는 기대하고 있다. 가공식품(5~15%)과 인삼(5%)·고추(5%)·배(7%)·고등어(5%) 등도 15년 내 관세 철폐로 필리핀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농수임산물 수입에 대해서는 이미 체결된 한-아세안 FTA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범위 내에서 기존 개방 수준을 유지한다. 다만, 필리핀 관심 품목인 바나나는 30%에 달했던 관세가 5년 내 사라진다. 산업부는 “수입이 급증하지 않도록 연도별 기준 물량을 초과하면 최대 30%의 관세를 재부과할 수 있는 세이프가드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양국 국민과 기업들이 혜택을 조속히 누릴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 한-필리핀 FTA 발효를 목표로 국회 비준 동의 등 절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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