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최신 폰에 하이닉스 칩 썼다?…하이닉스 “거래 안 해”

[중국의 반도체 맞불]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한 여성이 화웨이 스마트폰을 살피고 있다.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 속에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첨단 메모리 반도체가 중국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사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반도체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츠에 의뢰해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해체해 분석한 결과, 부품 가운데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디(D)램(LPDDR5)과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7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메이트 60 프로 부품은 대부분 중국 업체에서 공급받았으나 하이닉스의 칩은 해외 기업 부품이 사용된 예외적인 경우’라고 보도했다. 이 스마트폰은 화웨이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초미세 공정 프로세서를 적용해 개발한 신형 스마트폰으로, 미국의 강력한 수출 제재에도 고성능 제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문을 낳았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화웨이의 신제품에 자사 메모리 칩이 쓰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했으며,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도입된 이후 화웨이와 더는 거래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하이닉스로부터 어떻게 메모리 반도체를 조달했는지 불분명하다”며 “화웨이가 미국의 무역 제재가 전면적으로 부과되기 전인 2020년까지 축적한 부품의 재고를 활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한 가지 가능성”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 정부가 화웨이 통신장비에 해킹 도구를 설치해 기밀을 빼간다는 이유로 화웨이와 그 계열사를 미 상무부의 블랙리스트(거래제한명단)에 올려 수출 규제를 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5월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업을 자국 내에서 해외로 확대했고, 같은 해 8월에는 반도체의 우회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세계 20여개국에 있는 화웨이 계열사들 또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화웨이는 이번 사안과 관련한 언론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앞서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적용된 반도체를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인 중신궈지(SMIC)가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