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인천 골목상권의 변신… 지역색에 레트로 감성을 입다 [심층기획]
‘100년 역사’ 항구도시 군산의 부활
전통시장 리뉴얼·역사스토리 발굴
친환경 덕장 건립… 미래위한 투자도
인천의 핫플 ‘개항희망문화’ 상권
신포시장·차이나타운 등 관광패키지
유랑단 버스킹·커피 페스티벌 ‘인기’
“항에 더 이상 큰 배가 들어오지 않고 역마저 이전해 쇠락한 군산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7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개항장으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항구도시 군산은 과거 선창가와 군산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했으나, 군산항에 더 이상 큰 배가 들어오지 않고 군산역마저 이전하게 돼 쇠락한 지역이다. 신지양 단장은 군산 구도심 상권의 핵심인 신영시장과 공설시장에 대해 “시장 안 노후 전기시설을 교체하고 바닥정비 등 환경개선을 통해 쾌적하고 안전한 쇼핑공간을 조성했다”며 “근대 골목 상권의 자취가 남아있는 상권 내 방치된 공간을 리뉴얼해 새로운 랜드마크로의 도약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3월에는 군산 대표이미지인 ‘시간’과 연계한 사인몰(LED) 및 포토존을 제작했고, 5월엔 오래된 한옥과 철강공장을 개조한 건물에 게스트하우스, 음식점, 카페 등 6개 점포가 입점했다. 아울러 군산 100년 역사 스토리를 발굴해 이를 기반으로 한 체험코스를 개발하고, 방문객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신 단장은 “게스트하우스는 이미 수개월치 주말 객실 예약이 모두 완료됐고, 음식점과 카페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청년몰손수마켓’(매주 토요일)과 ‘달달한야시장’, ‘르네상스마켓’ 등 시기에 따라 다양한 축제를 이어간 결과로 볼 수 있다.
젊은 층에겐 군산 대표 관광지를 연계한 스탬프 투어 등도 인기다. 정해진 코스를 돌며 스탬프를 모아오면 대표 여행지인 초원사진관 등에서 군산 스노우볼, 차량용 디퓨저, 군산 기념 자석 등의 기념품을 준다. 초원사진관 관계자는 “각 투어 코스를 도는 데 최소 2∼3시간이 걸리지만 군산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뒤 기념품을 얻을 수 있어 가족 여행객이나 젊은 층에 인기”라고 했다.
친환경생선건조장 건립과 수산물마케팅 콘텐츠 개발 등 군산 구도심 상권의 미래를 위한 투자도 이어졌다. 군산 항과 역이 쇠락했지만 여전히 째보선창길을 중심으로 한 선창가를 통해 들어오는 수산물은 이 상권의 주요 상품 중 하나다. 지자체의 초기 계획은 수산물을 주제로 한 역사박물관이나 전시장을 고려했지만, 상권 유입 효과가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효성이 큰 덕장(친환경생선건조장) 건립으로 방향을 튼 배경이다.
덕장 사업은 부처 간(철도공사+도시재생+상권활성화사업) 협력사업으로 인한 공으로 지난해 중기부장관상을 받았다. 요새 인기인 군산의 반건조 박대 상당수가 이 건조장을 거친 생선이다.
덕장이 만들어진 뒤엔 선창가에서 수십년간 식당을 운영한 17명의 사장님들 이야기를 담아 책자로 펴냈고, 오래된 선창가 공간을 스몰웨딩 공간으로 활용해 젊은 층의 호응을 끌어냈다.
군산 구도심 상권의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액은 249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을 뛰어넘었고, 유동인구도 작년에 비해 상승한 812만명으로 집계됐다.
군산·인천 사례처럼 인구 감소 등으로 고전하던 전통시장과 상점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발길이 더 줄었지만 상권활성화 사업 등으로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총 6차에 걸쳐 전국 34개 상권의 시장·상점가 98곳에서 상권활성화 사업이 추진됐거나 진행 중”이라며 “코로나19가 끝나고 각 지역의 구도심 등의 상권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상권활성화 사업은 2018년 12월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의 주요 추진과제에 포함되면서 본격화했다. 전통시장법에 따라 △시장, 상점가, 골목형상점가를 하나 이상 포함하고 △상업지역이 50% 이상 △인구 50만 이상 시·군·구는 점포가 700개 이상이어야 하며 △최근 2년간 해당 구역 내 매출액·인구·사업체 수가 감소해야 상권활성화 구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과거에 큰 규모의 전통시장이나 상점가였지만 최근 매출과 인구가 감소하는 등 쇠락한 전통시장이 상권활성화 대상인 셈이다. 아울러 해당 상권의 상인이나 임대인 절반 이상이 상권활성화에 동의하고 상생협약을 맺어야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
여러 조건을 충족할 경우 상권환경개선과 상권활성화로 나뉘어 사업이 추진된다. 구역별 테마 등을 기획해 특색 있는 상권 공간 구성 및 운영이 이어진다. 환경개선 사업으로는 거리정비 및 기반공사, 테마별 거리디자인, 상징조형물 등이 포함되고, 구체적인 활성화사업으로는 청년·패션·음식 등 테마존 운영과 홍보·마케팅, 역량 강화 교육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여러 조건을 충족할 경우 구역당 최대 120억원을 지원하는데, 이 중 절반은 지자체와 민간이 부담하게 된다. 사업기간은 최대 5년으로, 3년간 추진한 사업 성과에 따라서 2년 연장을 허용하고 있다.
군산·인천=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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