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파일 속 김만배 “박영수 내가 소개”···얽어 넣지 않고 봐줬지”
김 “윤석열, ‘니가 조우형이냐’”···“몇가지 하더니 보내주더래”
커피는 누구와 마셨냐 질문에는 “어떻게 (검사와) 마시겠어”
“조우형 무혐의, 이렇게 해서 끝나” 수사 무마 취지의 발언도
檢 신 전 위원장 배임 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소환 조사 뉴스타파>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인 조우형씨에게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해줬다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7일 공개됐다. 김씨·신학림(64) 전 언론노조위원장 녹음파일에는 “사건이 없어졌다”거나, “얽어 넣지 않고 봐줬지”라는 등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취지의 김씨 음성이 담겼다. 특히 대화 과정에서 박 특검·윤석열(현 대통령)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2과장 등도 거론됐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수사를 무마했다는 인터뷰 내용을 보도한 매체 뉴스타파가 이날 공개한 72분 분량 녹음파일에 따르면, 김씨는 신 전 위원장과 당시 대화 과정에서 “‘박○○(검사)야, (조우형이) 내 동생이니까 해줘라’하면 내가 돈 받고 해주는지 알지”라며 “‘석열이 형, 내 동생이야’ 이렇게 어떻게 하냐. 그래서 박영수(변호사)를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또 “박영수가 (조우형 사건 관련) 진단을 하더니, ‘대검에서 부르면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라고 그래’, 그래서 나도 모르고, 그냥 (조우형한테) 야, 형님(박영수)이 그랬는데, 커피 마시고 오란다”라고 전한 내용도 담겼다. 여기에는 조씨가 실제 검찰에 갔더니, “얘기 다 들었다”며 보내줬다는 내용의 김씨 음성도 포함됐다.
김씨는 “누구냐”는 신 전 위원장 물음에“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이러면서. 박○○(검사)가 몇 가지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답했다. “박영수가 윤석열하고 통했던 거야”라고 묻자 “(박영수가) 윤석열을 데리고 있던 애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씨가 누구와 커피를 마셨느냐는 질의에는 “직원들이 타주니까, 어떻게 (검사와) 마시겠어. 갖다 놨는데 못 마시고 온거지”라고 답했다. 이어 “박○○(검사)가 얽어 넣지 않고 그냥 봐줬지”라거나 “부산저축은행 회장 구속, 부회장 구속, 조우형 무혐, 이렇게 해서 끝나”라며 사건이 무마됐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반면 김씨는 대화 과정에서 신 전 위원장에게 “이거 기사 나가면 나도 큰 일 나”는 등 기사화를 하지 말라는 뜻도 내비쳤다.
한편 해당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신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에서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신씨가 2021년 9월 대선 국면에서 김씨와 공모해 당시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인터뷰한 뒤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하고, 그 대가로 1억6천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또 “대검 중수부에 출석해 윤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는 조 씨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해당 인터뷰가 대선 국면에서 대장동 의혹의 책임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서 윤 대통령으로 돌리려는 의도적인 ‘가짜 뉴스’라고 보고 있다. 반면 신 전 위원장은 김 씨에게 받은 1억 6500만 원이 인터뷰·보도 대가가 아닌 본인이 집필한 책값 명목이라고 주장한다. 이날 오전 0시 2분께 구속기한 만료로 출소한 김씨도 허위 인터뷰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는 “검찰 수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성실하게 답한 부분이 있는데, 그 당시(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그런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씨에게 허위 인터뷰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염려 차원에서 몇 가지 당부를 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신 전 위원장이) 사적인 대화를 녹음하는지도 몰랐다”며 “그거(녹취)는 신 선배가 저한테 사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인터뷰로 대선 국면을 바꾸려는 의도는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신씨의 책 3권을 1억6500만원에 산 이유에 대해서는 “(신 전 위원장의) 평생 업적으로 예술적 작품으로 치면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산 것”이라고 말했다.
안현덕 기자 always@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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