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이젠 실손보험까지…한국 보험이 '봉'?

【 앵커멘트 】 자세한 이야기 경제부 최은미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최 기자, 앞서 뉴스 보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외국인도 그렇게 쉽게 가입이 되나, 하는 점이에요. 그런 겁니까?

【 기자1 】 외국인이라도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실손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은 한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하면 가입할 수 있고요. 그러니까, 한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하면 내국인과 동일하게 건강보험 혜택을 보고, 실손보험도 가입할 수 있는 겁니다.

【 질문2 】 위험손해율이 124%다, 이렇게만 하니까 잘 와 닿지 않거든요. 실제로 많이 받는 사람들은 얼마나 받아갑니까.

【 기자2 】 최근 3년간 지급된 보험금을 좀 살펴봤는데요.

A 보험사에서는 3년간 1억 8,711만 원을 받아간 사람이 있었고요, B 보험사에서는 3년간 9,441만 원을 수령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질환은 대부분 암 같은 중증질환이었고요.

【 질문3 】 그런데 합법적으로 가입해서, 정해진 보상을 받는 것 자체를 두고 뭐라고 할 순 없잖아요.

【 기자3 】 맞습니다. 그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죠. 그런데 자신의 병력을 숨기고 가입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실손보험 가입하려면, 과거에 무슨 병에 걸렸었는지, 수술을 한 적은 있는지 굉장히 까다롭게 심사하잖아요. 병력이 있으면 가입 자체를 거부당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외국인은 자국에서 과거에 치료받았던 내용을 추적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보니 사실상 병력 확인 없이 가입이 되는 상황입니다.

【 질문4 】 아니 그렇다면, 현지에서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보험혜택을 보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네요.

【 기자4 】 맞습니다. 가장 흔한 사례 소개해 드리면요. 중국 현지에서 암 진단을 받고, 한국에 들어와서 실손보험에 가입한 뒤, 국내에서 치료받으며 보험금을 받는 사례입니다.

보험은, 미래에 내가 병에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서 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미 병에 걸린 뒤 보험에 가입하는 게 가능하다면, 이건 더이상 보험이 아닌 거죠.

그렇게 받아간 보험금은 결국 같이 보험에 든 내국인이 감당해야 하는 거고요.

【 질문5 】 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니, 이건 내국인과 역차별이라고 볼 수도 있겠어요.

【 기자5 】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업계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손을 쓸 수가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손보업계 관계자 - "그 사람이 예전에 중국에서 중국이든 어디 다른 외국이든 있었을 때 어떤 병력을 갖고 있었는지는 사실 좀 어려운 점이 있죠. 그런데 또 보험업법상에 무조건 보험을 가입 못 하게 막 차등하고 그러면 또 그것도 욕먹거든요. 그러니까 아니라고 쓰면 그것을 믿고 해야 하는 부분인데…."

뒤늦게 병력이 있었음을 알게 되면, 내국인은 보험사가 계약 자체를 해지해버리거든요.

그런데 외국인은 이미 보험금을 타고 자국으로 가버렸다, 그럼 할 수 있는 게 없는 겁니다.

【 앵커멘트 】 안 그래도 만성 적자라는 실손보험,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촘촘한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최은미 기자 [ cem@mbn.co.kr ]

영상편집 : 이동민 그래픽 : 이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