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발전 앞장 … 신기술 개발·소득 증대 ‘두 토끼’ 잡아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안용성 2023. 9. 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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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세계농·수산업기술상 11명 영예
농업 기술개발 대상 안종균 대표
환경제어 기술 적용 딸기 생산성 향상
협동영농 대상 조영제 대표
트랙터·콤바인 등 활용 영농 효율 제고
수산업 기술개발 대상 김성효 대표
천일염 코팅 전복가루로 명품 김 생산
수산업 기관단체 대상 차민진 회장
완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중추적 역할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유가 급등까지….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고 우리 경제의 근간인 농·수산업이 직면한 상황이다. 대외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농어촌 인구 감소라는 사회구조적 문제까지 겹치며 농·수산업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농어촌분야의 첨단과학기술 개발과 활용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다.

세계일보는 농·수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신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소득 증대에 힘쓰고 있는 우수 농·수산업인을 발굴해 ‘세계농·수산업기술상’을 시상하고 있다. 1995년 세계농업기술상으로 시작해 2021년부터는 수산업부문까지 대상을 넓혀 명실상부한 농어업계 대표 시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29회 세계농·수산업기술상 시상식에선 총 11명의 농어업인 및 단체 대표자, 유공 공무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29회 세계농·수산업기술상에서 농업분야 기술대상을 받은 경남 산청 웰빙그린딸기농장(안종균 대표·왼쪽).
◆신기술 개발에 청년농 교육·방제 봉사까지

농업분야 기술개발 대상은 경남 산청군에서 웰빙그린딸기농장을 운영 중인 안종균 대표가 수상했다. 1986년부터 딸기 재배를 시작한 안 대표는 네덜란드의 환경제어 기술을 산청군에 적용해 지역 딸기 생산성 향상을 주도했다.

새로운 농법 개발에 힘쓴 안 대표는 육묘 노동력을 절감하는 ‘제자리정식 기술’, 오랜 기간 성능에 변화가 없는 ‘3단배지 제조법’ 등을 개발했다. 또 운영하는 농장이 2009년부터 청년농을 위한 현장실습장으로 지정되면서 연간 80여명의 청년농업인을 교육하고 있다.

기술개발 우수상은 화성시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이세영 대표가 받았다. 2010년부터 본격적인 벼 재배를 시작한 이 대표는 2018년 농수산대학을 졸업한 이후 ‘측조재배 기술’로 비료사용량을 30% 절감했다. 또 ‘균평기 활용’ 기술을 통해 입모율 향상과 농업용수 40%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화성시 농업 드론 활용 1호 농업인이며, 자발적 드론방제단을 설립해 인근 농가에 방제대행을 하고 있다.
협동영농분야 대상은 경남 사천에서 콩사랑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는 조영제 대표가 받았다. 조 대표가 운영하는 법인에는 사천지역 논콩 재배농가의 80% 이상이 참여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참여자가 점차 늘고 있다. 법인 공동자산인 선별시설과 저장시설, 트랙터, 콤바인 등을 활용해 회원들의 효율적인 영농을 지원하고 있다. 우수상은 전남 보성의 해금골드키위영농조합법인 양덕만 대표가 차지했다. 이 법인에는 215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판매는 전량 대형유통업체와 계약해 안정적인 소득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수출농업분야 우수상은 경기도 안성에서 태경F&B를 운영하는 권태경 대표가 수상했다. 권 대표는 약도라지 농축액 등 4종을 미주, 싱가포르, 호주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독일 등 유럽으로 수출국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0만달러 수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별상인 농업분야 유공 공무원에는 이성길 지도사(산청군농업기술센터)와 하영민 지도사(사천농업기술센터)가 수상했다.

농업분야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인중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영세한 경영규모라는 구조적 한계와 고령화, 기후변화 등의 어려움 속에서 농업 생산성 향상과 수출 증대를 위한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많은 농가를 만날 수 있었다”며 “수상자들의 다양한 혁신사례가 우리 농가들에 널리 확산돼 우리 농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29회 세계농·수산업기술상에서 수산업분야 대상을 수상한 전남 완도 아진식품(김성효 대표).
◆기술개발로 수출 증대… 해양쓰레기 수거도

수산업분야 기술개발 대상은 전남 완도군에서 전복김을 개발한 아진식품 김성효 대표가 차지했다. 김 대표는 천일염이 코팅된 전복가루를 사용하는 김 개발을 통해 2013년 미국 한인축제에 참가해 1억5000만원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톳 뿌리 양식기술 개선, 완도군 양식어장 정비사업 참여 등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해양쓰레기 수거단체(365기동대)를 결성해 해양환경 보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수상 수상자인 안석영 대표는 사장됐던 국내산 연어양식에 성공, 연어를 지역 특화상품으로 승화해낸 창의력과 기술개발이 높게 평가받았다. 안 대표는 연어 양식 과정에서 3개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으며, 양양군 최고 수산경영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산업분야 기관단체부문 대상에는 한국수산업경영인 완도군연합회 차민진 회장이 수상했다. 완도군연합회는 전남 수산인의 36%가 결집된 지역 최대 수산경영인 단체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에도 다양한 소비촉진 활동 등을 통해 위기 상황 극복에 앞장섰다. 수산업분야 유공 공무원에는 전남 해양수산국 김영선 주무관이 뽑혔다. 김 주무관은 수산업 창업자금 지원 및 교육으로 어촌 인력 육성 등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수산업분야 심사위원장을 맡은 임광수 전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장은 “우리 수산업의 현실이 어려울수록 우수한 수산인과 수산단체 및 창의적인 기술개발과 현실 타개를 위한 모범적인 노력이 널리 장려되고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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