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원’ 불법 도박자금 세탁 조직 검거…“수수료만 4천억 원 챙겨”
[앵커]
불법 도박자금을 세탁하고 관리해주는 대가로 수천 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이 불법 도박 사이트들과 거래한 자금은 경찰이 확인한 것만 자그마치 40조 원에 달하는데, 문제는 막대한 범죄 수익을 몰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왜 이런 건지 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찰과 소방대원이 아파트 현관문을 강제로 엽니다.
["압수영장하고 체포영장 보여주고 집행할 건데,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경찰이 체포한 20대 정 모 씨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도박자금 세탁조직을 운영해온 혐의를 받습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 자금을 건네 받아 여러 개의 계좌로 옮기는 소위 세탁 과정을 거친 뒤 돌려주는 형식입니다.
이른바 '대포통장'을 쓰다 계좌가 막히면 전액 보상해주며 신뢰를 쌓아 60여 개 도박사이트와 거래를 이어갔습니다.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며 압수수색에 대비한 행동강령까지 갖췄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2021년부터 1년 4개월간 무려 40조 원을 세탁해 송금하고 1%인 4천억 원을 수수료로 챙긴 거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조직 총책 등 3명을 도박개장과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21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돈세탁에 쓰도록 본인 명의의 통장을 제공한 혐의로 77명도 입건했습니다.
[최해영/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계장 : "저희가 (범죄수익금도) 세탁한 걸 추적했으나 결국은 코인(가상화폐)에 지금 자금이 들어가 있어서, 그 부분을 계속 추적 수사 중에 있습니다."]
문제는 계속되는 단속에도 국내 불법도박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내 불법도박자금은 102조 7천억 원 가량인데 이는 한해 국가 예산의 1/6에 해당하는 수치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 섰습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를 상대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 ,손쉽게 개설되는 비대면 통장이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며 금융 당국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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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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