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1% ‘마약류 셀프처방’… 1년간 16만정 처방 사례도

송민섭 2023. 9. 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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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사 10명 중 1명가량은 졸피뎀과 같은 의료용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의사 4명 중 약 1명은 거의 매년 마약류를 셀프처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연도별 마약류의약품 셀프처방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의료용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한 이력이 확인된 의사는 1만550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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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중 1명 매년 반복
최근 3년간 알약기준 총 321만정
항불안제·불면증 치료제 順 많아
1명이 1년간 16만정 처방 사례도
검경 송치 15명 그쳐… 처벌 미흡

한국 의사 10명 중 1명가량은 졸피뎀과 같은 의료용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의사 4명 중 약 1명은 거의 매년 마약류를 셀프처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연도별 마약류의약품 셀프처방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의료용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한 이력이 확인된 의사는 1만5505명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활동 의사는 11만2321명. 치과의사(2만8015명)까지 포함하면 14만336명인데, 이 중 11.0%가 자신에게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한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도별(중복 포함)로는 2020년 7795명, 2021년 7651명, 2022년 8237명, 2023년 5월까지 5349명 등 2만9032명이다. 의사들이 셀프처방한 의약품을 건수로 따져보면 9만868건이고 알약 기준으로는 321만3043정이었다.
성분별 마약류의약품 처방 건수(9만868건)는 공황장애 시 복용하는 항불안제(37.1%), 불면증 치료제로 쓰이는 졸피뎀(32.2%), 식욕억제제(19.2%) 등의 순이었다. 처방량(321만3043정)을 성분별로 살펴보면 항불안제, 졸피뎀, 식욕억제제 등의 순이었지만 비율은 다소 달랐다. 각각 37.7%, 19.8%, 18.8% 등의 순이었다.
물론 셀프처방한 의사가 모두 마약 복용자는 아니다. 식약처는 마약류 처방 의사들을 점검한 결과 2020년 26명, 2021년 16명, 2022년 19명으로 지난 3년여간 61명에 불과했다. 이들 중 식약처가 수사의뢰한 경우는 같은 기간 19명, 5명, 14명 등 38명뿐이다. 이 중 15명은 검경에 송치됐고 수사 중인 의사는 8명, 불송치는 15명이었다.
그럼에도 일부 의사들의 일탈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지역 한 요양병원 의사는 지난 한 해에만 마약성 진통제와 졸피뎀, 항불안제를 16만정이나 셀프처방한 사례도 있다. 최근 3년 셀프처방한 의사(2만9032명)를 의료기관별로 살펴보면 동네의원 1만9241명으로 전체의 66.3%를 차지했다. 이어 종합병원 3952명, 상급종합병원 2285명, 병원 1675명 등의 순이다. 특히 서울지역 한 유명 대학병원에선 2020년 114명, 2021년 79명, 2022년 99명, 2023년 5월 현재 49명의 의사들이 ‘셀프처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최 의원은 “의사들의 마약류 오남용은 본인 문제일 뿐 아니라 환자의 진료권 침해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해외 선진국들처럼) 의료용 마약류 셀프처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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