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준비 월 400만원’ 영재학교, 정작 수능보면 3등급? [경향시소]
천재소년 백강현군이 서울과학고 자퇴의사를 밝혔습니다. 학교 폭력 관련한 폭로와 함께입니다. 이공계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영재학교가 본연의 취지가 무색하게 의대 진학의 지름길로 활용되는 상황입니다. ‘영재교육(gifted education)’이라는 기본 개념과도 맞지 않습니다.
경향신문의 유튜브채널 ‘이런 경향’의 뉴스 해설 콘텐츠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에서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구본창 소장을 모시고 한국 영재교육 시스템과 이를 둘러싼 욕망들로 불거진 부작용 등을 살폈습니다.
과학고는 특수목적고등학교에 해당하지만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해 설립돼 교육과정이 완전히 자율화돼 있습니다. 기본 교과 과목을 뛰어넘어 바로 대학 수준의 교육을 받게 됩니다. 구 소장은 “이를테면 미적분이 아니라 미적분학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일반적 교육과정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그 격차를 사교육이 메우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영재학교는 실제 설립 목적과 달리 ‘최상위 학교’로 인식되고 사실상 의대 진학 준비반으로 기능합니다. 영재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사교육은 유아기부터 시작합니다. ‘속진선행’으로 불리는 이 과정을 따라가기 위해 들이는 사교육비는 월 400만원에 달합니다.
구 소장은 “영재교육 시스템의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우선, 영재 선정 방식이 지필고사 형태면 안되고, 여러 관계자들의 다면 평가와 성장 과정의 추적 활동이 필요합니다. 영재의 특성을 확인하는 여러가지 평가 도구가 이미 준비된 상태입니다.
영재 교육을 특정 기관에 맡길 것이 아니라 영재들의 특성에 따라 세분화된 추가 기관에서 맡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 학교를 다니면서 방과 후 특별 교육을 받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성을 비롯한 ‘전인교육’을 받은 영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재학교의 숫자도 지나치게 많습니다. 전국 영재학교의 재학생 수는 870~880여명인데, 이를 학교 1개, 100여명 정도로 줄이는 게 진짜 영재를 키울 수 있는 환경입니다. 영재학교 교육과정은 수능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제 아무리 영재라도 연습없이 보는 수능은 3등급 정도를 맞는다고 합니다. 의대를 가려고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 현재 영재교육의 현실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경향시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는 매주 잘 익은 뉴스를 딱 맞게 골라 상세한 분석과 전망을 전해 드리는 경향신문의 유튜브 콘텐츠입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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