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 제외?…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반쪽` 서비스 되나

내년 출시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금융위 "전자금융업자 등만 허용"
일부은행 "규제 차익 생겨" 지적

서울 시내 은행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내년 출시를 앞둔 온라인 보험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에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이 제외돼 사실상 반쪽짜리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소비자 편익 증진을 앞세운 서비스에도 불구, 방카슈랑스 이용 고객들은 오히려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희문 KB국민은행 방카유닛 부장은 7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방카슈랑스 도입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방카슈랑스 이용 고객도 온라인 보험 플랫폼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소비자에게 적합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전자금융업자 및 본인신용정보관리회사(마이데이터)인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핀다 등 11개 핀테크 업체는 해당 규제 특례를 통해 내년 초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11개 핀테크 업체가 신청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온라인(CM) 상품 중 △단기보험(여행자·화재보험 등)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저축성보험(연금보험 제외) △펫보험 △신용보험 등 보험 상품을 제공한다.

보험상품 비교·추천을 위해서는 보험대리점 등록이 필요하지만, 현행 금융관련 법령상 다른 법령에 따른 금융감독원 검사 대상 기관인 전자금융업자 등은 보험대리점 등록이 제한된다.

하지만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전자금융업자 및 본인신용정보관리회사 중 신청 회사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보험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금융 상품 판매 대리·중개업 및 보험대리점 등록에 관한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본인신용정보관리회사가 금융 상품 판매 대리·중개업을 겸영 업무로 영위하기 위해 금융위에 사전 신고가 필요하지만, 별도 신고 없이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이번 규제 특례에 포함되지 않은 은행은 현행 규제상 온라인으로 보험 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없고, 온라인 보험 플랫폼 사업자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이에 온라인 플랫폼에서 방카슈랑스 상품은 비교 또는 추천받지 못한다.

정희문 부장은 "비대면 채널은 대면 채널 대비 판매 인건비가 절감돼 보험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며 "방카슈랑스 소비자들의 편익 증진에 한계가 될 수 있는 만큼 사업자 간 규제 격차가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이날 "온라인 보험시장에서 사업자 간 규제 차익이 발생하고, 방카슈랑스 이용 고객은 거래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는 문제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세미나에서 논의된 제도 건의 사항에 대해서는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금융당국과 지속해 협의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해 보험회사 간 경쟁 촉진, 보험료 부담 절감 등 소비자의 편익 증대를 강조해왔던 만큼 방카슈랑스 규제 차익 해소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판매상품 제한(종신·자동차보험 판매불가) △판매비율 제한(1개 보험사 판매비율 25% 이내) △판매인원 제한(점포당 보험판매인원 2명 이내) △취급업무 제한(보험판매인의 대출업무 취급 제한) △모집방법 제한(전화·우편·통신 모집행위 금지) 등 방카슈랑스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5대 규제 관련 개선도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