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문가들 "AI 발전속도 예상보다 빠르다"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국내에서 7일 처음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 콘퍼런스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미래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빅테크, 스타트업, 학계, 연구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목소리가 냈고, 6세대 이동통신(6G)을 준비하는 이동통신사 및 통신장비 제조사들의 주도권 싸움도 엿볼 수 있었다.
먼저 연구자들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인공지능이 발전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인공지능 연구기관인 캐나다 백터연구소의 토니 가프니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1∼2년 안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불확실성이 많이 제기될 것"이라면서 인공범용지능(AGI)의 머지않은 도래를 예측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의 발전 가능성을 짚었다.
그는 "(고성능 거대언어모델에 쓰이는) 양질의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의 노력이 들어가고, 데이터 보유자와 인공지능 개발자 모두가 승리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인공지능 규제를 두고선 적극론과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미켈라 지우하트 마이크로소프트 5세대 이동통신 정책 및 대외참여 총괄은 "업계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규칙과 정책이 있어야 한다"면서 "위험 관리 및 결과 중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가프니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제대로 된 접근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혁신이 죽고, 좋은 스타트업들이 사장될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에도 생애주기가 있고,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인간과 인공지능을 경쟁 구도로 몰아가는 담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주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교수는 "'너보다 잘할 수 있어'라는 경쟁 구도로 가게 된다면 건강한 담론이 형성되기 어렵다"면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팀이 되는 '협업'의 측면에 관심이 기울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6세대 이동통신을 두고선 국내·외 이동통신사업자들과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의 표준 선점을 위한 수 싸움도 벌어졌다.
노키아는 6세대 이동통신의 미래는 모든 기술을 아우르는 개념, '메타버스'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효찬 노키아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간과 디지털, 물리 세계가 융합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잠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된다"면서 "메타버스는 홀로그램으로 서비스가 되고, 데이터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되던 네트워크가 센서가 되면서 '디지털 트윈'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6세대 이동통신 시대로 들어가기 전 주춧돌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필립 송 화웨이 캐리어BG 최고마케팅책임은 "(6세대 이동통신 시대로 가는)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초대형 안테나 배열 기술과 다운링크와 업링크 분리 등을 골자로 한 '5.5세대 이동통신'(5.5G) 개념을 제안했다.
정부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인류의 보편 가치를 담아낸 '디지털 헌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챗GPT 공개 이후 AI 기술이 우리 생각보다 빠르게 발전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AI가 안면인식과 자율주행 기술, 로봇과 접목해 5G 등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되면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면서 해당 기술에 대해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디지털 기술이 심화하면서 과거와 다른 새로운 규범이 필요하게 됐다며 "현재 한국 정부가 디지털 사회에서 자유와 인권 보장, 지속적인 디지털 혁신 촉진, 공정과 포용, 신뢰 확보, 국제 연대와 협력 등의 기본 가치를 담은 '디지털 헌장'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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