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8일 차’ 민주당, SOC 예산 삭감 전북 의원 6명 집단 삭발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단식 8일차를 맞아 대정부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당 전북 지역구 의원 8명 중 6명이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을 규탄하며 집단 삭발투쟁에 나섰다.
김성주·김윤덕·신영대·안호영·윤준병·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윤석열 정부 새만금 예산 삭감 규탄대회’를 열고 다 같이 삭발했다. 사회자 이정린 민주당 전북도의원도 삭발한 상태였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은 오는 14일 세종시 기획재정부 건물 앞에서 삭발할 예정이다. 김수흥 의원(전북 익산시갑)은 코로나19에 걸려 불참했다.
계단을 꽉 메운 지지자들은 “전북 홀대 중단하고 새만금을 살려내라” “새만금은 죄가 없다! 예산독재 규탄한다”고 외쳤다. 참석자들의 손에는 ‘예산독재 규탄한다’ ‘새만금을 살려내라’고 적힌 손팻말이 들렸다. 전북이 고향인 민주당 의원들도 규탄대회에 함께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 파행의 책임을 전북과 새만금 탓으로 돌리더니 ‘예산 보복’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새만금 SOC 사업 예산은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쳐 부처 요구안(6626억원) 대비 78% 삭감된 수준인 1479억원만 반영됐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새만금 예산이 80%나 삭감된 것은 예산을 무기 삼아 화풀이하고 독재하겠다는 발상이 아니고선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국민 통합과 국토균형발전, 호남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병도 의원은 “새만금 예산을 삭감하면 (국회에서) 올해 정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 예결위에서 틀어막겠다. 본회의에서 틀어막겠다”고 엄포했다.
단식 8일째인 이 대표는 쓰러질 때까지 단식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해병대 채모 상병 유가족에 사과하라고 촉구하며 “단식의 고통이 아무리 크다 한들 단장(斷腸)의 고통에 비할 수 없기에 견뎌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5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민주당은 이 대표 단식이 일주일을 넘기도록 농성장을 찾지 않는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김상희 의원은 이날 농성장을 찾아 “(이 대표가) 이렇게 죽기를 각오하고 하는데도 어떻게 정부·여당이 이럴 수가 있나. 와서 손잡고 어떻게 잘해보자는 게 아니라 정치공작을 하고 있으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허위 인터뷰 의혹 배후에 민주당이 있다고 몰고 가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영배 의원도 “대통령이 없으면 국무총리라도 해야지(찾아와야지)”라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는 농성장을 찾아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정미 대표가 지난 6~7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21일간 단식농성을 할 때 이재명 대표가 농성장을 찾아 만류한 바 있다.
이정미 대표는 “국회 안에 일이 산적하고 제1야당 대표로서 뚫고 갈 일도 많으니 건강을 돌보시고 다음 일을 도모하자”며 “정의당도 작지만 이 국면을 풀어가는 데 필요하면 같이 싸울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고개만 끄덕일 뿐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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