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길거리 건달이 기사도에 취해 풍차라는 적 억지로 만들어”···尹 겨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윤석열 정부를 소설 ‘돈키호테’에 빗대며 “길거리 건달이 기사도 정신에 심취해 돌아다니고 풍차라는 적을 억지로 만들어 망상에 빠져 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인천대학교에서 열린 초청 특강에서 “윤석열 정부를 분석했을 때 안타까운 지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빠지기 쉬운 가장 쉬운 함정은 나만의 낭만에 빠지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을) 옆에서 보면 미친 사람이겠지만 의제 세팅이 잘못됐을 때 대부분 정치인이 겪게 되는 현상들”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며 ‘공산전체주의’를 강조한 것에 대해 “위정자들이 어떤 이념을 강하게 주입하려고 하는 순간 정치는 민생과 거리가 먼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이 바라는 건 이념 아닌 민생’이라던 윤 대통령은 1년 만에 방향을 정해 돌격을 시작했다”면서 “정치와 대중의 괴리가 일어나는 가장 위험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강연이 열리기 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인터넷 매체 ‘더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전 통화로 추정되는 녹취를 공개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 측에서는 이준석이 입당한 후 한 행동들 때문에 대통령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며 정당화하려는 움직임들이 있었는데, 지금까지의 변명들을 한방에 무력화시키는 녹취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백지장 상태에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잘못된 생각이나 평가를 주입해서 이런 사태가 났는지, 대통령의 생각이었는지 궁금했는데 이번에 녹취를 보니 입당 전부터 대통령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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