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산은 부산 이전' 놓고 눈치싸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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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당 소속 한 정무위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산은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워 압박하려는 터라 심의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국민의힘 소속 한 정무위원도 "민주당이 부산 이전 준비조차도 문제 삼는데 심의가 이뤄지겠나. 이번 국회에선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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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입장정리 안돼 여전히 난항
"선거에 유리할까" 복잡한 셈법
국민의힘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힘을 싣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 핵심공약이란 이유도 있지만, 총선 전략 차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 이전 가능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7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산은 본점을 부산에 두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 최우선 중점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은 올 초에도 강력한 지시를 했었다. 그에 따라 산은이 동남권 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하고, 해양금융부서를 강화하며, 지역금융본부 이전 조치를 해 준비한 것"이라며 "법률 한 조항만 개정하면 되는데 민주당이 협조를 안 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월 서병수 의원 대표발의로 산은법 개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의 두 차례 심의에 그친 채 계류돼있다. 민주당이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아서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산은 부산 이전은 당론으로는 찬성도 반대도 아니지만, 전북 전주 등 다른 후보지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지점을 본점보다 키워 실질적으로 이전시키려는 비상식적인 조치도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부산·울산·경남(PK)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의 경우에는 표심을 잃을까 전전긍긍 하고 있다. 이에 지난 5일 박재호 의원 대표발의로 부산 이전을 담은 산은법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의 모호한 스탠스 탓에 산은 이전이 지지부진한 것이지만, 이면에는 여야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여야가 서로에게 탓을 돌리는 이유다.
먼저 민주당으로선 부산 이전을 적극 찬성하기에는 서울과 수도권, 특히 호남 눈치가 보인다. 그렇다고 반대하자니 PK 선거 악영향 우려가 크다. 소속 의원 대부분의 지역구가 수도권이고,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에서 영남만 신경 쓴다는 불만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PK 지역구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부울경 의원들이 지도부를 계속 설득하고는 있지만 우리가 소수라 한계가 있다"며 "국민의힘에서 호남 등 다른 지방 균형발전 조치도 병행하겠다는 식으로 우리 당 지도부를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민주당에 탓을 돌리면서 추진 의지를 밝힘으로써 부산 표심을 모으려는 의도가 짙다. PK 지역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은 과반 이상 의석을 가진 당이다. 그 안에서 부울경 의원들이 산은 이전이 추진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한다면 총선에서 국민적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탓에 산은법 심의를 맡은 정무위도 여야를 막론하고 비관적인 입장이다. 민주당 소속 한 정무위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산은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워 압박하려는 터라 심의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국민의힘 소속 한 정무위원도 "민주당이 부산 이전 준비조차도 문제 삼는데 심의가 이뤄지겠나. 이번 국회에선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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