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 줄이고 커터로 헛스윙 7차례' 역시 빈티지 RYU, 이번엔 2019년 버전... "오래 살아남은 이유 있다" 찬사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콜리세움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23 메이저리그(ML)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77구를 던지면서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내려가자마자 6회 불펜 투수 트레버 리차즈가 3실점 하면서 토론토는 2-5 패, 류현진 역시 그대로 시즌 2패(3승)째를 떠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48에서 2.65로 상승했고 토론토도 3연승이 중단돼 77승 63패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텍사스 레인저스와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올해 8월 마운드로 복귀한 류현진은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선발 3연승을 달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3년 메이저리그 입성 때는 빠른 공과 체인지업, 2016년 어깨 관절와순 수술에서 복귀한 뒤로는 커터,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돌아온 뒤에는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하면서 왜 자신이 '빈티지 류(Vintage Ryu)'로 불리는지 증명했다.
빈티지 류로 불리는 사례를 하나 더 만들었다. 상대팀 오클랜드는 선발 라인업에 만 30세를 넘는 선수가 포수 카를로스 페레즈 한 명에 불과하고 25세 이하 선수가 4명에 달할 정도로 어린 팀이었다.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면 테이블세터이자 가장 생산력이 좋은 두 타자 브렌트 루커와 잭 겔로프는 직구 상대 타율이 3할이 넘는 것과 달리 브레이킹볼과 오프스피드 피치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런 오클랜드를 상대로 커브 구사율을 14%로 줄이고 커터+포심 패스트볼(직구) 비율을 57%까지 늘려 평소와 다른 볼배합을 가져왔다.
강타자들을 봉쇄한다는 토론토 배터리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4회 루커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오클랜드 테이블세터를 도합 6타수 1안타 3삼진으로 꽁꽁 묶었다. 겔로프와 루커에게는 30개 중 7개의 직구밖에 던지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변화구 위주의 승부를 가져간 덕분이었다. 커터,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고 5회 루커에게는 핀포인트 제구력으로 커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그렇다고 직구를 허비하지도 않았다. 1회 루커에게는 허를 찌르는 몸쪽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는 예리함을 보였다. 이날 류현진이 오클랜드 타자들에게 끌어낸 10번의 헛스윙 중 7번이 커터로 주무기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2019년 버전 류현진의 재림을 알렸다.
유일한 옥에 티가 있다면 4회 페레즈에게 허용한 역전 투런포와 5회 에스테우리 루이즈에게 2루와 3루를 연거푸 내준 것이었다. 2사 2루에서 페레즈에게 몸쪽 낮게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직구를 던졌으나, 좌측 폴대 근처로 향하는 투런 아치가 됐다. 그러나 이 공은 페레즈가 잘 친 것일뿐 실투라 보긴 어려웠다.
경기 후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은 경기 초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심지어 페레즈에게 맞은 홈런도 실투는 아니었다"고 옹호했고, 홈런을 맞은 당사자 류현진조차 "(4회 페레즈의) 홈런 때도 내가 원하던 코스로 제구가 됐다. 제구나 다른 모든 것들이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만족했다.
2개의 도루를 연거푸 내준 상황조차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대도 루이즈라면 이해 가능하다. 루이즈는 스프린트 스피드가 초당 29.7피트로 메이저리그 상위 3%에 드는 선수. 올 시즌 58도루로 아메리칸리그 도루 1위, 메이저리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까닭에 미국, 캐나다 현지 언론들도 류현진을 탓하기보단 최약체 오클랜드에 고작 6안타 2점밖에 뽑아내지 못한 타선을 나무랐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선은 "토론토는 올 시즌 최악의 팀에 2-5로 패했다. 류현진은 자신의 8번째 등판에서 5이닝을 버텼다. 오늘은 이전만큼 날카롭지 못했으나, 더 길게 던질 기회가 있었다. 오히려 팀원들로부터 거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저득점을 아쉬워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역시 "앞서 5번의 류현진의 선발 등판에서 토론토는 승리를 거뒀지만, 이날은 페레즈에게 내준 2점을 만회하기엔 (타선의 힘이) 역부족이었다"고 탓했다.
이날 경기의 쐐기를 박은 것은 케빈 스미스였다. 스미스는 앞선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 내야 안타에 그쳤으나, 류현진이 내려간 뒤 리차즈에게 좌중월 스리런을 날리면서 오클랜드에 승기를 가져왔다. 스미스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오랜 시간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은 이유가 있다"며 "그의 체인지업은 상대를 압도하지는 않지만, 본인이 원하는 곳에 던질 능력이 있다. 이것이 잘 이뤄지는 날이면 상대에겐 힘든 하루가 시작되는 것과 같다"고 극찬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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