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세계 최대 성경책' 랜드마크 추진에 종교계도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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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천주교 성지에 '세계 최대 성경책'을 조성·전시해 랜드마크로 조성하려는 사업을 추진하자 종교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천주교 신자 박모씨(43)는 "세계 최대의 성경을 만든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1차원적인 접근방식 같다"며 "천주교 성지와 순례길을 정비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울산의 랜드마크로 왜 굳이 큰 성경책을 만들겠다는 것인지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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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측과 협의 없어…시 "구상 단계"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울산시가 천주교 성지에 '세계 최대 성경책'을 조성·전시해 랜드마크로 조성하려는 사업을 추진하자 종교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종교계 인사를 비롯한 기독교·천주교 신자들은 종교와 관련한 시설물에 세금 투입하는 것에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진보 성향의 한기양 울산새생명교회 목사는 7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성경책' 조성에 대해 "성도들이 뜻을 가지고 만든다고 하면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겠지만, 시에서 예산을 들여 조성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성경 내용을 어떻게 실천하느냐다. 이것을 관광용으로 쓴다고해서 사람들이 많이 올지도 잘모르겠다"며 "우상을 세우는 것이고 시민으로서도 예산을 엉뚱한데 쓴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기독교 신자인 조모씨(31·여)는 "성경책을 왜 세금으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괜히 신자들만 욕먹는 것 아니느냐"며 "신자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곳에 세금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 하다고 본다"고 했다.
천주교 신자 박모씨(43)는 "세계 최대의 성경을 만든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1차원적인 접근방식 같다"며 "천주교 성지와 순례길을 정비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울산의 랜드마크로 왜 굳이 큰 성경책을 만들겠다는 것인지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다른 천주교 신자는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교구의 허락을 받고 하는 일인지 궁금하다"며 "신앙의 차원이 아니라 본인의 치적을 세우려하고 하는것 같아서 씁쓸하다"고 했다.
울산시는 최근 '역점 신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예산 5억원을 포함한 제3회 울산시 추가경정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가 해당 용역을 통해 검토하는 역점 신사업은 △천주교 성지에 세계 최대 성경책 제작·전시 △남구 번영사거리에 공중정원 조성 △태화루 맞은편에 태화사 복원 등 3가지다.
시는 울주군 언양읍 천주교 성지인 '살티공소'에 전시관을 건립하고 세계 최대 크기의 성경책을 제작·전시할 계획이다. 이곳은 천주교 박해시기에 순교한 김영제 베드로(1827~1876)의 묘가 있는 곳이다.
현재까지 울산시와 천주교 교구 측과의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아직 사업 구상단계여서 천주교쪽과 협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주교부산교구 울산대리구 관계자는 "세계 최대 성경책 조성과 관련해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한편 울산시는 3개월 전 250억원을 들여 울주군 언양읍 일원에 40m짜리 기업인 흉상을 건립하려다 논란 끝에 사업을 백지화한 바 있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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