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누구 편'이란 생각 머릿속에서 지워야...우리는 '원KT'"[일문일답]
"이사회, 경영공백 반복 안할 방안 마련…거버넌스 수준 높아질 것"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김영섭 KT 대표가 “'누구 편, 누구 연줄' 이런 이야기가 도는 걸로 아는데 종전까지는 어땠는지 몰라도 연말 인사가 끝나면 전부다 머릿속에서 지우라고 선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7일 서울 르메르디앙 명동 호텔에서 개최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권 카르텔’ 논란을 해소할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보은성)투자, 일감몰아주기 등과 관련한 일이 있는데 좀 더 KT를 들여다보고 심층적으로 이해해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기업의 목표 달성을 위해 모인 집단으로 고수 답게 협업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설정한 목표를 함께 달성하는 ‘원KT’를 지향한다”며 “이런 문화가 정착돼야 하고 그렇지 않은 조직 운영이나 인사 정책, 전략 설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이틀 만에 단행한 ‘원포인트’ 인사도 이와 결을 같이 한다. 김 대표는 “여러 문제를 걷어내고 KT인들이 마음을 합쳐 출발하는 시발점 관점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연내 실시할 인사 및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연말 인사가 여러 상황으로 못 해 올해는 한꺼번에 해야 한다. 신중하게 할 것”이라며 “오랜 공백이 있어 빨리 했으면 좋겠지만 KT가 다시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잘 된 인사를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CEO가 바뀔 때마다 있었던 몇 천 명에 달하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현재 생각하고 있지도 않고 그럴 상황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이사회가 경영계약서에 ‘대표이사 후보 육성·관리 체계를 강화를 위해서 계획을 마련하고 보고해 달라’고 권고했다. 어떻게 보는지
“KT가 그동안 여러가지 상황을 겪은 가운데 이사회가 거버넌스 수준을 높일 운영 계획을 정비했다. 다시는 이런 경영 공백이 없도록 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컴퍼니로 지속 성장하려면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관련해서는 이 정도 수준을 마련해야 한다. 잘 지켜지고 정상 작동한다면 종전과 달리 거버넌스 수준이 질적으로 한 단계 향상되는 모델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KT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나 추진하고 싶은 신사업이 있다면
“통신 사업을 오랫동안 해 온 만큼 기술 수준이나 업력에서는 1등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에 IT 역량이 빠르게 충족된다면 ‘ICT’ 영역에서 진출할 영역이 무한대로 늘어날 것이다. IT와 CT 역량을 통합해 수준을 확실하게 높이는 것, KT에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힘들여서 해볼 생각이다.”
-KT가 기존 추진해온 ‘디지코(디지털플랫폼)’ 사업 방향은
“통신을 IT와 재조합하고 차별적, 혁신적 서비스를 내는 것을 디지코라고 표현한 것이다. 디지코는 가야 하는 방향이다. 디지코 역량을 모아 빠른 속도로 밀도있게 추진하겠다.”
-LG 출신으로서 평가하는 KT맨과 LG맨의 차이가 있다면
“차원이 서로 달라 비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LG에서는 입에 달고 사는 말이 ‘고객 가치 창출’이다. KT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 이야기해보니 굉장히 훌륭한 이들이라고 생각됐다. 자기 일에 충실한 인재가 상당하다. 이동통신에서는 2등일지라도 기간 산업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음에도 버텨온 동력이나 힘이 된 것 같다.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전문가들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단행한 인사에 대해 ‘문제를 걷어내는 인사’라고 했는데, 최근 검찰 수사에 연관된 임직원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도 고려하는지
“항간에 어떤 사람이 어떤 사건에 연루됐다는 등 설이 난무하는 걸로 알지만 팩트로 확인된 것은 없다.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사안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 누가봐도 이상하다거나 이해 못하겠다는 수준의 인사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LG 출신인데, LG 그룹에서 인재를 영입할 계획이 있는지
“내가 LG 출신이라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먼저 KT 내에서 훌륭한 인재를 선발해 임무를 맡겨야 한다. KT 내에서 구해지지 않는다면 외부에서 찾아야 하겠지만 당장 LG 출신을 데려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KT 중심으로 갈 것이다.”
-인수합병(M&A)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통신과 IT 역량을 결합해 ICT 최고 역량을 갖추데 드라이브를 걸 것이다. 스타트업 인수 등이 필요하겠지만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인 만큼 마구잡이로 해서 회사를 키울 생각은 없다. 협력 관계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잘 구축할 것이다.”
-한학에 조예가 깊다고 하는데,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사자성어로 풀어달라
“한학에 밝다는 것은 잘못된 소문이다. 굳이 말한다면 내가 만든 말로 ‘공제창해(共濟滄海)’라 하겠다. ‘함께 공, 건널 제, 큰 바다 창, 바다 해‘로 넓고 험한 바다를 함께 건너자는 뜻이다.”
-정부가 요금제 인하나 5G 품질 강화 등을 주문하면서 통신 분야에서도 과제가 많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IT 역량이 섞이면 통신 역량도 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LG유플러스에도 있어봤지만 통신사 입장에선 산업과 회사 발전, 주주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 정부가 하라고 들이밀기 전에 가급적 먼저 좋은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하기 싫은 제안에 있어서는 고민이 될 것 같다. 피해가기 어렵다면 선제적으로 대화하고 의견을 나눠 합리적인 수준으로 풀어가겠다.”
-새 CEO로서 제시할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 주주 환원 정책은 무엇인가
“내가 재무 출신이라고 전문가라고 하는데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단기적 매출, 이익 성장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면서 살아왔다. 주가에도 단기적 실적 성장이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일례로 쿠팡은 수천억원의 적자를 오랫동안 냈다. 그럼에도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결국엔 성장 가능성이 반영된 것이다. 우리 또한 성장 기반을 축적하는 게 중요하다. 이 게 반영되면 주가가 성장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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