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장 “하늘의 그물은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사법 방해 엄정 대응”
신봉수 신임 수원지검장이 7일 취임식에서 “사법 방해에 대해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지검이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수사와 재판 지연, 재판 기록 유출, 변호사 해임 논란 등이 계속되자 이를 겨냥한 것이다.
신 지검장은 이날 오후 3시 수원지검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당사자만 볼 수 있는 증거기록을 빼돌려 진실을 왜곡·조작하는 범죄, 허위 증거를 날조하여 악용하는 증거 위조, 부당한 수사·재판 지연 등 이런 부분들로 인해서 형사 사법 절차가 무력화되면 궁극적으로 국민 보호에 차질을 빚게 된다”며 “이런 사법 방해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밀하게 숨겨져 직접 피해가 드러나지 않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안범죄, 선거범죄 등은 그 폐해가 누적돼 공동체 토대를 무너뜨린다”며 “이들 범죄에 대해선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있을 수 없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준과 잣대가 엄중하게 적용돼 집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신 지검장은 또 “겸손한 자세로 진실에 따라 형사사법절차가 원활하게 기능하도록 노력해달라”며 “노자 도덕경에 ‘하늘의 그물은 크고 넓어서 성긴 듯하지만,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는 말이 있다”며 “진실은 아무리 덮으려 해도 스스로 드러나는 힘이 있으니, 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나도록 정성을 다하면 진실은 그 진면목을 드러낼 것”이라고 했다. 신 지검장이 인용한 고사성어는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이다.
신 지검장은 이어 “우리가 원칙에 충실하고 지켜야 할 핵심 가치에 집중한다면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며, 최근 들어 수사 대상자들이 자신들의 유불리만을 기준으로 거짓 주장을 하거나 근거 없이 수사를 왜곡·비방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신 지검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수원지검이 직면한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재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관련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자, 이 전 부지사의 아내 백씨가 개입해 변호인들이 줄줄이 해임되거나 사임하면서 재판은 한 달 넘게 파행됐다. 또 백씨가 민주당 소속 경기도의원인 김광민 변호사를 새 사선 변호인으로 선임하자마자, 이 전 부지사는 기존 진술을 뒤집고 “대북송금은 이 대표와 관련 없다”고 또 입장을 번복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또 이 전 부지사의 재판 기록이 이 대표 측에 흘러 들어가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재판 기록 유출 사건’, 경기도지사 방북 관련 경기도 공문이 민주당 대표실 관계자에게 전달된 사건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과 천준호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이 전 부지사의 측근을 만나 회유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돕겠다”면서 이 전 부지사의 아내 백씨와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경기도 대북사업 공문 유출’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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